정부, 11월부터 도시공원서 전동휠·킥보드 통행 허용

정부가 그동안 골머리를 앓았던 전동휠이나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해 도시공원 통행을 허용키로 했다. 도시공원 및 공원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는 11월 효력이 발생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시장진입·영업 규제 혁신 방안' 40건을 논의해 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규제도입 당시 타당성이 있었더라도 시장성장·기술발전 등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시장진입을 원천 제한하거나 영업활동을 불필요하게 제약하는 규제를 발굴·개선한 결과다.


정부는 기업 경영에 제약이 되는 제반 규제도 개선키로 했다. 먼저 개인형 이동수단의 도시공원 통행을 허용키로 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운전면허가 필요하며 인도나 자전거 도로가 아닌 차도를 이용해야 하며 도시공원 내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개인형 이동수단에는 전동 킥보드와 전동 보드(전동휠),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Segway) 등이 속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개인형이동수단 국내 판매량은 2014년 3500대에서 2015년 1만7000대로 늘었고 2016년에는 6만6000대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정부는 도시공원 내 통행이 가능한 개인형 이동수단의 종류 및 통행구간, 안전 기준 등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행법령과 국민들 느끼는 수준하고 괴리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인형 이동수단의 자전거 도로 통행 허용은 국회에서 추진 중이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개인형 이동수단도 자전거도로 및 보도 등을 통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사업자의 공급범위도 확대된다. 현행법에서는 LPG 유통체계상 소매 공급하는 LPG 판매사업자의 공급범위를 안전관리 능력을 고려해 3톤미만 소형 저장탱크까지로 제안했다. 하지만 LPG 판매사업자의 안전관리 능력 향상으로 공급범위를 안전하게 관리 가능한 10톤 이하 저장탱크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재무상태에 따른 입찰 참가자격 제한 규정도 폐지된다. 지방자치단체는 입찰시 업체의 재무상태에 따라 참여자격을 제한해왔다. 우수한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입찰 참여 자체가 차단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기술력을 보유한 창업 초기 기업들의 판로 확대와 경영 활력 제고를 위해 재무상태에 따른 입찰 참가자격 제한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경기 하강시 일시적으로 재정이 어려운 기업들의 입찰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부는 시장진입 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기준 완화 △통신판매업 신고제 폐지 △문화재 수리업자의 자격 요건 완화 △소방안전 관리자 자격 요건 확대 △VR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 신설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항공사업 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기준 중 하나인 '사업자 간 과당경쟁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요건 규정에서 '과당경쟁' 기준을 삭제키로 했다. 정부는 건실한 항공사업자 진입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항공기 정비업 등 관련 분야의 고용확대,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한 항공서비스 품질제고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통신판매업 신고제를 폐지하는 것도 추진된다. 사업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거래를 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통신판매 신고를 해야하는 것을 없애기로 했다. 이를 통해 통신판매업 진출이 용이해져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현재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19.6% 증가한 9조571억원이다.

정부는 가상현실(VR)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도 신설하기로 했다. 현행법에서는 시뮬레이터류 VR 게임물에 대해 기존 아케이드 게임물의 등급분류 기준(전체 이용가, 18세 이상 이용가 등 2가지)을 적용, 콘텐츠 개발에 한계가 존재했다. 이에 VR 게임 특성을 반영한 VR게임 콘텐츠 등급분류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VR콘텐츠 개발이 가능해져 VR 이용자 확대에 따른 관련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내 개선방안이 최대한 시행되도록 해 규제혁신 성과를 국민들이 빠른 시일 내에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사항은 원칙적으로 연내 개선이 완료될 수 있도록 하고 법률 개정사항 또한 연내 개정안을 국회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