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총파업' 출근길 대란 없었다…오후 집회에 몰릴듯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시 용산구 용산역에 KTX열차가 도착하면서 50여명의 사람들이 정류장에 모여들었지만 10분도 채 안돼 모두 택시를 잡았다. /사진=최동수 기자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시 용산구 용산역 택시정류장. 광주광역시 송정역에서 출발한 첫 KTX가 용산역에 도착하자 승객 50여명이 택시정류장에 모여들었다. 평소에는 택시 20여대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날은 10여대만 정류장에 있었다. 하지만 택시가 속속 도착하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함 없이 택시를 탔다.

평소 오전 7시30분~8시 사이에 출근하는 이선민씨(여·28)는 "기다리는 택시가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택시가 바로 와서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택시업계가 카카오의 '카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도입에 반발해 이날 새벽 4시부터 24시간 총파업에 들어갔지만 우려했던 출근길 대란은 없었다. 다만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택시기사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오후 시간대에는 공백이 예상된다.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평소와 같이 택시를 이용했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은 평소보다 조금 붐비는 정도였다. 서울시 서초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이수민씨(여·31)는 "평소 8시10분에 집을 나와 택시를 타는데 오늘은 혹시 몰라 7시40분에 나와서 지하철을 탔다"며 "광화문까지 가는데 크게 무리 없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상당수 택시기사들이 오전 영업을 한 뒤 오후 총파업 집회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교통혼란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법인택시를 운행하는 박병선씨(65)는 "회사에서 오전까지는 일하라고 해서 나왔다"며 "거리에 일부 차가 줄기는 했지만 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30년째 일하고 있는 개인 택시기사 김상규씨(67)는 "오전에는 우선 일을 하고 오후 2시부터 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라며 "예전과 비교했을 때 오전 6시30분 기준 택시가 30~40% 정도 줄어 보인다"고 말했다.

매일 오전 7시40분쯤 택시를 타고 서울 강남 삼성동에서 서초동으로 출근하는 직작인 박모씨(여·35)는 "오늘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택시 타고 출근했는데 잠시 기다리는 동안 빈 차만 2대 봤다"며 " 손님 태운 택시도 횡단 보도에 서 있는 동안 5대나 볼 정도로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카풀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과 택시 기사들 간 온도차는 컸다. 서울시 동작구 본동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배모씨(여·33)는 "이 기회에 24시간 카풀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남아 등 카풀서비스가 잘 돼 있는 나라를 참고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문모씨(30)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풀이 더 저렴하고 승차거부도 잘 안할 것이기에 좋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우버도 안되니까 카풀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사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입장이다. 법인 택시기사 김모씨(71)는 "새벽에 1~2시간 때문에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자고 하는데 평상시 서울역 등 주요 번화가 가면 대부분 빈 택시이지 않냐"며 "택시만 고사시키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단체 4곳이 결성한 '불법 카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4시부터 19일 오전 4시까지 전국 택시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카풀 서비스를 규탄한다. 집회규모는 경찰 추산 2만5000명, 주최 측 추산 7만명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