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정 금속 포일, 크고 싸게 만든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무접촉 열처리를 이용한 단결정 구리 포일 제작/사진=IBS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단장과 신형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유원종 성균관대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값싼 상용 다결정 금속 포일로부터 고부가가치의 단결정 금속 포일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단결정은 재료 전체에서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상태를 말한다.

단결정 금속 포일은 다결정 금속 포일에 비해 표면 특성이 균일하고 전기전도도가 우수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제조비용이 비싸고, 대면적 제작이 어렵다는 한계로 일부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무접촉 열처리’라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개발, 제조비용을 기존 보다 1000분의 1로 낮췄고, 최대 32㎠의 대면적 단결정 금속 포일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무접촉 열처리 기술은 다결정 금속 포일을 공중에 매단 상태에서 수소 대기 하에 고온의 열을 가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단결정 금속 포일을 제조할 수 있는 공정이다.

이 기술로 제조한 단결정 구리 포일은 원재료로 사용된 다결정 구리 포일에 비해 전기저항이 7% 가량 낮은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나타냈다.

또 연구진은 무접촉 열처리로 제작한 단결정 금속 포일을 기판으로 사용해서 다결정에 비해 전기적‧열적으로 성능이 우수한 단결정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공정으로 단결정 금속의 제조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며 “단결정 금속의 상용화에 기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결정 그래핀을 촉매로 사용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단결정 그래핀 등 차세대 전자소재 개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이번 연구로 구리, 니켈, 코발트, 백금 등 다양한 금속들을 손쉽게 단결정으로 전환했다”며 “실리콘 단결정 성장 기술의 발견이 현재 반도체의 역사를 연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 응용돼 세상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