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아마존 상대 소송…"본부 지시로 판매자 빼가"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미국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의 로고. /AFPBBNews=뉴스1

미국 온라인 유통회사 이베이가 경쟁사인 아마존이 이베이에 입점한 판매업체들을 불법적으로 빼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베이는 이날 아마존이 이베이에서 영입 행위를 중단하고 금전적으로 보상하라는 소송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 법원에 냈다.

이베이는 소송장에서 "지난 수년간 아마존은 이베이 판매자 수백 명을 아마존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활동해왔다"며 "아마존 본부에서 이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베이 판매자들은 내부 메시지 시스템을 이용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다른 플랫폼 홍보행위를 하는 것은 금지된다. 소송장에 따르면 미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의 아마존 직원들이 이베이 판매자로 가입한 뒤 1000개가 넘는 영입 제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아마존 직원 중 일부는 판매행위를 일체 하지 않고 홍보 메시지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행위는 캘리포니아주의 종합 컴퓨터 데이터 접근 및 사기법을 위반한 것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이베이의 주장이다. 이 법을 위반하면 1만달러의 벌금이나 3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이베이 측은 이들이 보낸 영입 제의 메시지의 내용이 서로 완전 똑같거나 그 유형이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메시지는 주로 아마존이 사용하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에서 보내졌으며 이에 이베이는 아마존 본부에서 직접 영입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 직원들은 메시지를 보낼 때 단속을 피하기 위해 'A-m-a-z-o-n(아-마-존)'이나 'A.M.Z.N.(아.마.존.)' 등 검색에 걸리지 않는 단어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베이는 지난 3일 아마존에게 이 같은 불법 영입 행위를 중단하라는 경고장을 보냈다. 아마존 측은 당시 이번 일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지 않자 이베이 측이 소송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시장에서 절반(45%)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베이는 6.8%로 2위이다. 아마존은 개별 판매자가 물건을 팔기도 하지만 자사 제품도 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