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립유치원, 원장 일가 연봉만 6억원...자녀 고액연봉은 증여세 때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부교육감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회의는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대책이 논의 한 뒤 다음주 중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사진=뉴스1

최근 원장이 명품백·성인용품 구매 등 사적유용한 환희유치원 비리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A사립유치원 원장이 유치원 2곳을 운영하면서 남편과 자녀를 직원으로 두고 가족이 총 6억원대 연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유치원 소유주인 B씨는 총괄행정실장 직책으로 있으면서 딸과 아들은 2곳의 각각 원장으로, 남편은 개보수 담당자로 등록해 서로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월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에 오른 이 유치원의 소유주인 B씨가 18일 학부모들에게 해명을 위한 설명회를 연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B씨는 본인 명의의 저축보험금 2억7000만원, 2009년부터 3년간 종부세로 5600만원을 유치원 운영비로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설명회에서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B씨에게 1300여만원의 고액 월급을 받는 것에 대한 이유를 묻자 '유치원 운영상 불가피'하다고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B씨는 사립유치원이 개인 재산인 만큼 이 만큼의 급여 없이는 유치원 운영을 안 하겠다는 으름장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곳에서 각각 원장을 하고 있는 딸과 아들의 경우 각각 1300여만원, 1800여만원을 받는다고 설명했고, 개보수 담당인 남편과 B씨와 비슷한 월급을 받는다고 밝혀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총원장이자 총괄행정실장인 B씨 가족이 월급으로 가져가는 액수만 한달에 50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최소 연간 6억원대의 월급을 챙긴 것이다. 5년차 원장인 딸과 갓 원장 자리에 앉은 자녀 둘 다 억대 연봉자인 셈이다.

자녀 고액급여와 관련해 B씨가 자녀에게 유치원을 물려줄 수 밖에 없고, 증여세를 수십억원 내야하기 때문에 월급이 높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더욱 분통을 터트렸다. A유치원의 문제 해결을 위해 열린 오픈채팅방에서 한 학부형은 "왜 증여세를 자신들 돈으로 내야지 유치원비에서 고액 월급으로 내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며 원장 일가를 성토했다.

학부모들은 B씨의 두 자녀가 과연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원장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혹을 드러냈다. 한 학부모는 "두 자녀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며 "가족이 경영하는 유치원에서 허위경력을 쌓은 것은 아닌 것인지 의심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결국 속만 타는 것 학부모들이다. 학부모들은 당장 아이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이 유치원이 실명으로 공개될 경우 상처받을 자신들의 아이들에 대한 걱정으로 안쓰러워했다.

한 학부모는 "지금 다니는 아이들은 지금 유치원에서 행복하고 좋은 추억이 있을 것"이라며 "원장과 배를 채운 사람들은 욕하되 유치원 자체를 비난하면 아이들이 상처받을거 같다"고 우려했다. 다른 학부모도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사리 사욕을 채운 사람은 따로 있는데 피해자인 학부모들만 근심으로 안절부절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수년 간 지속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교육당국도 비판했다. 한 학부모는 "관리감독 부실 책임은 빠지고, 마치 판결하는 판사처럼 행동하는 교육 정책자들을 보라"며 "관리부실에 대해 교육부가 면피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