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핵심' 켈리-볼턴, 욕설 섞인 언쟁…트럼프는 볼턴 편들어줘

머니투데이

김준석 인턴기자

6월 9일(현지시간) 캐나다 라말베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뒤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왼쪽)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뒤따르고 있다./AFPBBNews=뉴스1

백악관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존 켈리 비서실장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회의 중 욕설 섞인 말싸움을 벌여 구설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 편을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켈리 실장의 사임설이 떠돌았다.

18일(현지시간) CNN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켈리 비서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캐러번'(중미로 부터 유입되는 이민자 행렬을 이르는 말) 대책 논의 중 심한 언쟁을 벌였다.

발단은 볼턴 보좌관으로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민 문제에 대해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국경 보안 전담부서인 국토안전부 커스텐 닐슨 장관에게 "캐러번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켈리 실장은 자신과 가까운 닐슨 장관이 비판받자 방어에 나섰고, 볼턴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말싸움이 시작됐다.

특히 두 사람의 언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볼턴 보좌관 편을 들면서 켈리 실장의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백악관 관리는 "열띤 논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고 증언했다.

지난 13일 중미 국가 온두라스에서 시작된 캐러번 행렬은 현재 4000명 이상으로 불어났으며, 과테말라를 넘어 멕시코를 향하고 있다. 이들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 받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폐쇄와 군대 배치를 고심 중"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켈리와 볼턴의 싸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에 군대 배치까지 거론하자 백악관 내에서 켈리 실장이 곧 사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켈리 실장은 백악관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사임설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것(켈리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언쟁)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언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에 열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