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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고용의 뉴노멀 시대에 진입한 한국경제

[소프트 랜딩]'2% 대 성장률', '10만명 대 취업자수'를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10.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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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 18일 한국은행은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2.7%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했던 올해 2.9%, 내년 2.8% 성장률을 3개월 만에 각각 0.2%와 0.1% 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자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함정에 빠졌다거나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심지어 이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가져온 결과라며 날선 비난이 담긴 기사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한국경제가 언제까지 3%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을까? 또 성장률 3%라는 것이 과연 경제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기준점이 될까 의문이 든다.

한국경제 규모는 이미 2017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국가가 됐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꾸준히 상승해 2017년 기준으로 2만9745달러로 세계 31위 수준이며, 올해 3만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렇게 국가의 경제규모가 커지면 경제성장률은 자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가까운 중국경제의 경우에도 2001~2010년까지 경제성장률은 평균 10.5%였지만, 2011~2015년엔 평균 7.9%로 떨어졌고, 올해 성장률은 6.5%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OECD 36개국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2.5%였고, G7국가들의 성장률은 평균 2.0%에 불과했다. 이렇게 경제규모가 커진 나라들의 성장률이 2%대로 낮아지는 게 오히려 일반적이다.

한국경제는 작년에 3.1% 깜짝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여타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2%대로 하향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는 2001~2005년 평균 성장률이 4.7%, 2006~2010년 4.1%, 2011~2015년 3.0%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18일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를 포함하면 2016~2019년까지 평균 성장률은 2.9%가 예상된다.

이렇게 2%대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은 관계자는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거시 지표상으로 볼 때 굉장히 안정적이다"라고까지 평가했다. 지난해 한은은 한국경제 잠재성장률을 2016~2020년 기간 2.8%~2.9%로 추정했다.

이는 한국경제가 이제 2%대 성장 시대로 자연스럽게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물론 더 높은 성장률을 이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우리 경제의 규모와 자원, 산업구조와 성장여력 등을 고려할 때 2%대 후반의 성장률이 적절한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최근 고용상황에 대해서 세간에서는 전년대비 신규 취업자수의 감소를 심각한 고용 침체 상황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전년대비 신규 취업자수만을 본다면 2016년 23만1000명, 2017년 31만6000명이었는데 올해 1~9월까지 신규취업자수는 10만명에 불과하다. 지난 7월에 5000명, 8월에 3000명을 기록하자 고용참사, 고용대란이라는 표현이 언론에 도배하다시피 나왔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경제에서 신규 취업자수가 언제까지나 30만명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난 6월 통계청이 고용동향과 함께 발표한 참고자료를 보면 인구감소의 효과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 수있다.

통계청의 분석에 의하면 2017년의 고용률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인구감소 효과만을 고려해도 2020년 신규 취업자수는 무려 16만명이 줄어들게 되고, 2025년에는 28만여명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고용통계상 15세 이상 총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층이고, 노동시장의 중추인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8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그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깜짝 성장을 통해 늘어난 신규 취업자수가 총 31만6000명이지만 생산가능인구 연령대에서는 18만4000명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고령층의 취업이 이뤄진 것이다.

게다가 이제 60대에 접어들어 정년을 맞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동시장에서 퇴출되는 반면, 새롭게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 인구 규모는 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15~64세 인구의 고용률은 66.6%이지만, 6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30.6%로 급격히 하락했다. 단순 수치로만 볼 때 베이비부머의 절반 이상이 고령화로 말미암아 노동시장에서 매년 빠져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인구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15~29세의 청년층 고용률은 학업, 군대 등의 이유로 42.1%에 불과하다. 신규 취업자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국내 산업이 고도화되고 기계화,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기업이 아무리 투자를 해도 일자리는 과거와 같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거의 20조원을 투자했지만, 신규사원 채용은 900명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 당 6.1명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작년 사례만을 단순히 따져보면 10억원 당 고용유발계수가 전체 제조업의 135분의 1인 0.045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우리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에도 고용유발효과는 극히 미약한 게 현실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용유발효과가 큰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전통적인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최근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에 따른 업황 부진과 함께 산업 구조조정까지 겪고 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신규 취업자수를 9만명, 2019년에는 16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엔 우리 경제가 과거처럼 신규 취업자수가 30만명이 되기 어렵다는 한은의 판단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저성장 지속 등으로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의 고용률과 낮은 수준의 신규 취업자수가 고용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제는 '2%대의 성장률'과 '10만명 대의 신규 취업자수'를 무작정 경제참사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새로운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여야 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10월 24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성근
최성근 skchoi77@mt.co.kr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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