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닿고서야 멈춘 칼…'분노'가 폭발했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살인사건이 일어난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의 한 PC방 현장 주변에 국화꽃이 놓여있다./사진=뉴스1

"범행수법이 어찌나 잔혹한지, 글을 보고 울었다."(서울 강서구 주민 김모씨(35))
"아들 같은 청년인데, 너무너무 안타깝고 화가났다."(서울 마포구 주민 최모씨(57))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향한 '공분 여론'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알려진 범행의 잔혹성과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우려, 피해자를 향한 안타까움이 뒤섞인 모습이다. 공정한 수사 및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도 빗발친다. 이에 이주민 경찰청장이 나서 엄정 수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사건은 지난 14일 오전 8시10분쯤,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발생했다. 김모씨(29)가 동생(26)과 함께 손님으로 왔다가, 아르바이트생 신모씨(21)와 말다툼 한 끝에 3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테이블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언쟁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다가,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며 공분이 커졌다. 지난 17일 한 청원자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란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그는 "뉴스를 보며 어린 학생이 너무 불쌍했다"며 "피의자 가족들 말에 의하면 피의자가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데, 심신미약 이유로 감형되려나 생각이 들었다"고 우려했다.

여론에 기름을 부은 건 CCTV 영상과 담당의 진술이었다. 최초 공개된 영상에 동생이 피해자 두 팔을 붙잡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담기면서 '공범'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경찰은 공모했다 보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경찰이 그냥 왔다 간 모습에 "초동 대처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 담당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를 보며 끓어 올랐던 심경을 전했다. 담당의는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 몸에 전부 넣지 않는데, 가해자는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며 "모든 상처가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고 밝혔다. 모든 상처가 얼굴과 목, 칼을 막기 위한 손에 있었다고도 전했다. 해당 글이 퍼지자 대다수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반응이었다.

강서구 PC방 사건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3일 만에 62만명이 넘는 국민 참여를 이끌었다. 역대 사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9일 강서경찰서를 방문해 "수사 상황과 관련해서는 먼저 인터넷이나 언론에서 제기 중인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유족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서 철저하고 엄정하게, 또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수사하라고 당부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