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직원 중국 억류… "中 방문 자제해라"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AFPBBNews=뉴스1

글로벌 금융업계에 '중국 경보'가 내렸다. 중국을 방문한 금융회사 직원이 억류되는 일이 발생하면서다. 최근 언론인, 멍홍웨이 인터폴 총재가 잇따라 억류된 데 이어 이번 일이 발생하자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국 당국이 스위스 금융그룹 UBS 싱가포르 지사에서 고객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한 명을 베이징 출장 중 억류했으며, 이로 인해 UBS가 일부 자산관리팀에 중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억류된 UBS 직원에 대한 자세한 신상 정보나 억류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현재 베이징에 머무르고 있으며 다음주 중 중국 사법당국 관계자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직원의 범법 행위는 없었으며 여권 압수 등 구금에 해당하는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위스 은행 줄리어스 베어도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중국 방문을 금지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 여행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며, UBS와 줄리어스 베어, 그리고 중국 사업을 영위하는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은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중국 당국은 부패 척결과 부채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금융 부문에 초점을 둬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경제매체 CNBC 등은 UBS가 중국 금융 개방 정책의 첫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 당국이 조기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는 중국 궈샹자산관리, 궈뎬캐피탈, 중량그룹(COFCO)과의 합작법인 지분 25%를 보유 중이다. 올 초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당국이 11월 외국계 회사의 금융사 지분 제한을 완화할 경우 과반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2년에도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에서 일하는 싱가포르 직원이 중국에 3개월 간 억류된 일이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스탠다드차타드의 일부 고객이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금을 이체하고 중국을 떠나 이에 대한 조사를 위해 억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