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내년까지 집배원 1000명 증원"

노광표 집배원노동조건개선 기획추진단장이 22일 오전 광화문우체국에서 집배원 노동개선을 위한 7대 정책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주현 기자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내년까지 집배원 1000명 증원을 골자로 한 7대 정책권고안을 22일 발표했다.


우본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집배원 노동개선을 위한 7대 정책 권고안을 발표했다. 우본은 집배원의 과중한 노동시간 개선을 위해 내년까지 정규직 1000명을 증원하고 토요근무 폐지를 추진하는 등 근무 환경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주52시간 근무 위해 2000명 정규직 증원 필요, 내년까지 1000명 증원"= 우본은 주52시간 근무 환경 정착을 위해 2000명의 정규직 증원이 필요하다며 단계적으로 내년까지 1000명의 집배원을 충원하겠다고 했다. 이후 추가 재정을 확보해 2020년 1000명을 추가 증원하겠다는 목표다.

우본은 집배원 1000명 증원 시 인건비 342억원, 사업경비 75억원 등 총 417억원이 필요하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또 재정 확보를 위해 우편요금과 등기수수료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신문이나 잡지 등 우편물 할인률 조정, 우편사업 손실을 금융사업 이익금에서 우선 충당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본 노·사와 민간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인 2052시간보다 693시간, 한달 기준으로 약 58시간 많은 시간이다.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집배원들이 평균보다 87일 더 오래 일한 셈이다.


노동시간이 3000시간이 넘는 우체국도 13곳(1388명)으로 조사대상 집배원의 8.4%를 차지했다. 이들은 배달 물량이 집중되는 명절에는 주당 68~69.8시간 근무했다.

노광표 집배원노동조건개선 기획추진단장은 "상시 계약집배원 제도의 단계적 폐지와 민간위탁 축소로 정규직 고용관행 확립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현정부의 국정목표인 연간 180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근무 폐지 추진…집배원 노동개선 7대 정책 권고안 발표= 우본은 최근 10년동안 총 166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근무 중 교통사고가 25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23건, 뇌심혈관계질환이 29건, 암이 55건 등이었다.

2016년 기준 재해율은 소방관보다도 집배원이 더 높았다. 집배원들은 또 장시간 노동과 관련성이 높은 심혈관계질환과 호흡기질환, 사고, 소화기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추진단은 노동조건 실태 파악을 바탕으로 7대 정책권고안을 이날 발표했다. 7대 권고안은 △과중노동 탈피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인력증원 △토요근무폐지를 위한 사회적 협약 노력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집배원 업무완화를 위한 제도개편 △우편 공공성 유지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재정확보 등이다.

다만 우본은 토요근무 폐지를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노사와 민간택배기업,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논의구조를 마련해 세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편물을 구분하는 자동화 설비를 확충하고 도시지역 스마트우편함, 농어촌지역 공동우편함 도입으로 배달시간을 단축하겠다고 했다.

기획추진단은 7대 정책권고안과 함께 이행점검단을 구성,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정책권고안 이행실적을 면밀히 평가할 계획이다.

노 단장은 "매년 20명에 가까운 집배원들이 목숨을 잃는 사망재해의 원인을 찾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해왔다"며 "권고안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공감대, 노조의 지지와 협력, 우본의 집행력이 뒷받침돼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되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