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靑, '세월호 7시간' 보도 가토 前지국장 재판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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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7시간 가량 박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며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2015.10.19/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9) 전 산케이(産經) 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물증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곽병훈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해당 재판과 관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대법원 판결을 참조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명예훼손죄 유죄 판례를 함께 보낸 사실을 포착했다.


곽 전 비서관이 문자를 전송한 시기는 지난 2015년 11월로, 12월 이뤄진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이다. 이후 임 전 차장은 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에게 가토 전 지국장 명예훼손죄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게 해 청와대 법무비서관 행정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와 법원행정처는 가토 전 지국장의 선고를 두고 유무죄를 상정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죄 선고시 국제사회 및 국내의 언론자유 위축에 대한 비판과 무죄 선고시 무리한 기소에 따른 역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전 차장은 임성근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통해 '풍문은 허위'라는 취지가 판결문에 반영되도록 압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는 2015년 12월17일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풍문은 허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씨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 두 사람이 긴밀한 남녀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은 거짓"이라면서 "개인 박근혜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가 된 소문의 내용은 부적절하지만 공적인 관심사안이며 대통령의 업무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판에 해당한다"며 '대통령 박근혜' 명예를 훼손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국내 및 일본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이 집중돼 논란이 일었지만 검찰은 보수단체 고발을 근거로 기소를 강행했다. 재판부가 이같은 대내외 상황을 감안해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청와대의 의사를 판결문에 반영해 절충점을 모색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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