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폐업한지 모르고 보증 지속했다 손실 낸 기술보증기금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담보로 대출을 보증해주는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이 사실상 폐업한 업체를 계속 보증하다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보는 해당 업체가 폐업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기보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예비창업자보증 사후관리 실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보는 사실상 폐업했음에도 불구하고 32개 예비창업자에 보증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지원받은 예비창업자 사전보증은 청년창업 확대를 위해 2011년 도입한 청년창업특례보증의 확장판으로 2013년부터 적용된 사업이다. 9월말 기준 4228개 업체가 4657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어 의원실이 해당 업체들의 폐업일과 기보의 보증해지일을 분석한 결과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의 경우 지난해 5월에 폐업했으나 보증해지일은 2개월 후인 지난해 7월 이뤄졌고, B업체는 2012년 11월에 사실상 폐업하였으나 보증해지일은 4년9개월이 지난 2017년 8월에야 이루어졌다. 이중 기보는 폐업일과 보증해지 기간의 차이가 발생한 11개 업체에 대해 대위변제를 진행하면서 지출하지 않아야할 9억원을 지출했다.

기보는 자체규정인 규상권관리규정과 보증사고관리요령에 따라 폐업, 조업중단, 신용상태 악화 등으로 기업의 계속적인 영업이 곤란할 때 보증사고기업으로 분류해야한다. 또 보증전액을 해지하거나 구상권 보전을 위한 채권보전조치를 해야한다.

이 같은 문제는 기보가 국세청 기준 폐업신고로만 폐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창업자가 다른 회사에 취직했거나 회사를 방치한 채 도주하는 경우 등은 사실상 폐업상태라는게 감사원의 시각이지만 이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어 의원은 "보증기업에 대한 부실한 사후관리로 입은 손실"이라며 "보증기업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