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뱀,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으로 주목..이유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한 초록뱀 (5,400원 ▼250 -4.42%)이 드라마 사전제작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오는 12월 블록버스터급 tvn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방송을 시작으로 사전제작을 본격화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한류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엔터 업계에 따르면 초록뱀이 제작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회당 제작비가 최근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보다 많은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와 탄탄한 극본,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미스터 션샤인'의 흥행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스타 현빈과 박신혜가 출연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뒤 여주인공 정희주가 운영하는 호스텔에 묵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W'의 송재정 작가와 '비밀의 숲' 안길호 감독이 각각 집필과 연출을 맡았다.

배우, 작가, 연출 등이 모두 엔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공동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40,900원 ▼250 -0.61%)과 초록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스튜디오드래곤의 4분기 실적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제작비와 중국 판매 단가 등에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공동제작사인 초록뱀의 드라마 제작 및 개발 능력이 재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록뱀의 시가총액이 스튜디오드래곤보다 낮은 1166억원(22일 기준) 수준에 불과해서다.


그동안 초록뱀은 '내사랑 치유기' '아는 와이프' '나의 아저씨' '또 오해영' 등을 꾸준히 제작했지만, '대박 드라마'라고 평가받는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2015년 7600원까지 상승했던 주가도 올해 7월 1300원대까지 하락했다.

초록뱀은 최근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을 완료해 총 1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자금은 '미스터 션샤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같이 사전 드라마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초록뱀은 스튜디오드래곤의 3분의 1 규모 수준인 20여명의 작가진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기대요소다.

하나금융투자는 드라마 제작업체의 경쟁력은 보유 작가와 가용자본 규모를 바탕으로 1년에 시청률 높은 드라마를 몇 편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초록뱀이 양질의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2019년 매출액은 1352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초록뱀이 사전제작 드라마를 늘려 판권을 확보하고, 해외 판매 등으로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스튜디오드래곤 대비 약 40% 할인된 3040원을 목표가로 제시하고, 이는 채널 미보유와 이익변동성 확대에 따른 할인 요인을 반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