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대여 중단…"수수료 수익만 뺏길 것" 일부 비판도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배규민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대여 신규 거래를 중지하고 기존 대여된 주식도 정리하기로 했지만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여부와 공매도 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불분명한 가운데 오히려 주식대여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만 포기하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23일 김성주 국민연금이사장은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주식대여에 대한 국민우려가 크다'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22일자로 국민연금 국내 주식대여 신규거래를 중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대여된 주식도 차입기관과의 계약관계를 고려해 올해 연말까지 해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향후 국민연금 주식대여가 공매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토한 끝에 재개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공단의 이같은 결정은 국민연금의 주식대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반영한 탓이다.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해주면서 오히려 공매도의 판을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하지 않더라도 공매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오히려 다른 외국인 투자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추가 수익의 기회를 포기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주식대여 안한다고 해서 공매도 물량이 줄지 않는다"며 "기관뿐 아니라 국내 주식의 30%를 외국인 투자자가 갖고 있는데 수수료 수익을 외국인이 가져가는 결과만 된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단기적 관점에서 공매도로 주가가 떨어지니 개인투자자를 의식해서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자진 포기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는 의사결정"이라며 "추가 수익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대여 규모는 월말 평균 잔고 기준 4480억원이다. 66조4040억원 상당의 대여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8%에 불과하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013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체결한 국내주식 대여금은 총 24조8256억원이다. 이 기간 동안 국민연금은 주식대여로 689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