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주력군 소재부품·뿌리기업 모여 성과·비전 나눈다

2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소재부품-뿌리산업주간'에서 김학도 KIAT원장(오른쪽 첫번째)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뿌리기업의 경량화기술이 적용된 차 소재를 만져보고 있다. /사진=KIAT

기존 철재를 쓴 차량보다 무게를 30% 줄일 수 있다는 경량화 소재 근처에 사람들이 모였다. 가벼워진 무게 때문에 안전성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업체 관계자는 “보강구조를 덧대 기존 소재보다 안전성 역시 높다”고 했고 관람객들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형광등에 쓰이는 LED(발광다이오드)보다 에너지가 적게 들고 소형화된 자외선발광 LED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기술개발에 참여한 강승민 한서대 교수는 “이 기술로 뿌리기업이 오스람, 필립스 등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설명을 듣던 김학도 KIAT 원장은 “기술개발 단계부터 수요처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며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2018 소재부품-뿌리산업주간’ 행사가 열린 23일. 경기 일산 킨텍스는 지난해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1138억달러(약 130조원)의 무역 흑자를 달성한 소재부품·뿌리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혁신성과를 나누고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곳이었다. 행사장 입구는 주력산업의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유망 신산업분야별 소재부품·뿌리기업의 R&D 성과물이 차지했다. 전기·자율차, 에너지신산업, IoT(사물인터넷) 가전, 바이오헬스,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별로 70개의 혁신제품을 전시했다.


올해 뿌리산업주간은 ‘혁신성장의 초석’이라는 슬로건 아래 23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KIAT(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이 주관하는 행사로 소재부품·뿌리기업과 국내외 수요처, 민간투자사 등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다. 소재 및 부품, 뿌리기술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하고, 4차 산업시대를 견인하는 신산업 기업의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유하며, 국내외 수요기업과 투자자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행사는 소재부품과 뿌리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시상식으로 시작됐다.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으로 골밀도를 측정해 골결손을 분석·진단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안영복 ㈜오스테오시스 대표가 동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총 55명이 훈·포장과 표창을 받았다.

실제 원단과 옷을 쓰지 않고도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의류 디자인 가상 시뮬레이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돕는 실버용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기존 철 소재에 비해 무게를 30% 가량 줄이면서 강도는 높인 미래형자동차 경량화부품 등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23일 소재부품-뿌리산업 주간은 55명의 뿌리산업 유공자에 대한 훈·포장과 표창 수여로 시작됐다. /사진=KIAT

부대행사로 열린 소재부품 미래전망포럼에서는 구글의 무인차 아이디어를 최초로 내고 구글 글래스를 상용화한 브래드 템플턴 클라리넷 CEO, 디에고 아레세스 슈나이더일렉트릭 아시아총괄, 딧마아 휴글린 바스프 부사장 등이 모였다. 이들은 뿌리기업 혁신성장의 의미와 소재부품산업의 미래 발전상을 논의했다.

수요기업 구매정책 설명회는 뿌리기업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 외에도 미국 플랜트기업 페멕스, 터키의 전기전자기업 베스텔 등은 신산업 관련 수요전망과 자사의 구매정책을 설명하며 중소·중견기업의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뿌리기업의 혁신 성과가 실제 수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미츠비시, 랜드로버 등 글로벌 수요기업 43개사와 국내 소재부품기업 200여개사의 일대일 상담도 열렸다. 23일 오전부터 진행된 일대일 상담 부스는 빈 자리 없이 빼곡하게 들어차 뿌리기업들의 높은 수출 의지를 보여줬다. 이들은 수출 가능성과 함께 공동 연구, 기술협력 등 협업 방안도 논의했다.

이 밖에도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 및 우수 소재부품기업 29개사가 참가해 기업을 홍보하고 일대일 상담을 하는 채용설명회, 한국소재부품투자기관협의회와 뿌리기업의 투자를 연결시키는 일대일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KIAT 등 공동주관사들 역시 각자의 전문성을 살린 홍보부스를 차리고 R&D를 위한 공공기술 이전과 시설·장비·기술 지원, 기술창업과 기술금융, 신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 및 수출 등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도 제공한다.

김학도 KIAT 원장은 "소재부품 무역수지는 글로벌 경기침체 및 산업위기로 어수선했던 올해도 3분기까지 1061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작지만 강한 우리 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2만5000개 소재부품·뿌리기업들이 모두 혁신성장을 달성한다면 '글로벌 소재부품 4대 강국'이라는 산업비전 달성은 물론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를 자연스레 이룰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학도 KIAT 원장은 "이번 행사에 참여한 많은 기업들이 기술개발에서 사업화와 판매수출로 이어지는 전주기적 종합지원을 통해 실제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KI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