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뛰고 주가 떨어지고…증권사 4분기 수익 '이중고'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증권업계가 주식시장 조정과 채권금리 상승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통상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안전자산인 채권의 투자매력이 높아져 금리가 하락(채권값 상승)하는데, 최근엔 경기 둔화와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맞물려 양대 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증권사는 대규모로 채권을 보유한 탓에 채권평가손실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주요 증권사의 순이익은 2분기보다 24%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 분석 기준 5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의 3분기 순이익(연결기준)은 477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식 거래대금 위축과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 감소, 자기매매 손익 악화 등이 실적 둔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실적도 녹록지 않다. 4분기는 계절적 요인으로 IB시장에서 IPO(기업공개) 등이 뜸해지고 연말 주식거래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부진 등이 겹쳐 수익성이 둔화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채권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하는 동시에 주가 하락이 진행되면서 증권사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이 반영되며 2%를 다시 상향돌파했고 주식시장은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출렁이고 있다. 증권사 수익 기여도가 높은 자기매매 중 채권 수익이 줄어들고 주식시장 약세로 ELS 조기상환 감소에 따른 파생관련 이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미리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증권사는 해당 ELS를 판매하며 얻는 수수료 수익과 이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주가 상승으로 만기 전에 조기상환에 성공하면 매매이익을 거둔다. 3분기 ELS 조기상환 규모는 7조5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5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주가 조정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 증권사 프랍 트레이딩(자기매매)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불확실성이 급속히 커지자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방향성을 예측한 매매보다 손실을 줄이기 위한 선물매도를 동반하는 헤지(위험회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