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CEO, 유튜버들에게 "EU 저작권법 반대운동 나서달라"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 /AFPBBNews=뉴스1

유튜브가 유럽연합(EU)의 저작권법 강화 움직임에 정면으로 반발했다. 특히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빚어 왔던 EU 저작권법 13조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게 보내는 분기 뉴스레터에서 즉각적인 EU 저작권법 반대 운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뉴스레터에서 보이치키는 "EU의 새로운 저작권법안(Directive on Copyright)이 세상에 목소리를 공유하고자 하는 수백만 크리에이터들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동영상 제작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항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U 저작권법안의 초안은 지난달 유럽의회에서 통과됐으며, 내년 1월 최종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보이치키 CEO가 문제 삼은 조항은 EU 저작권 지침 13조다. 이 조항은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에게 저작권 침해요소가 있다고 여겨지는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걸러낼 것을 요구한다. 현재 저작권자의 요청에 의해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삭제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은 이 조항으로 인해 저작권 침해에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된다.

이 조항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과정에서 과잉 규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한다. 각종 패러디 사진 및 영상들이 모조리 걸러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EU 저작권법 13조는 '밈(meme: 모방을 통한 문화 요소 또는 유행) 금지'조항으로 불리기도 한다.


보이치키 CEO는 "EU 저작권법 13조가 유럽의 수많은 크리에이터와 기업, 예술가들의 능력을 제한하고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면서 저작권 라이센스 계약을 딸 수 있는 몇몇 소수의 대기업 콘텐츠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다른 곳에서 이미 방영된 콘텐츠도 EU 지역에선 보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이치키는 이어 유튜브가 '콘텐츠 ID'라는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 소유자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ID는 유튜브에 새로운 동영상이 올라왔을 때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쌓인 동영상 및 음성 파일과의 일치 여부를 비교하는 시스템이다. 새롭게 업로드된 영상이 기존 저작물과 일치할 경우 저작권자에게 해당 영상을 삭제할 것인지, 영상에 광고를 게재해 수익을 더 창출한 뒤 그 수익을 업로더와 공유할지 등 선택지를 제안한다. 그는 "더 나은 방법을 위해 콘텐츠 업계와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저작권자들이 공정하게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