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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결국 결과가 말한다

광화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경제부장 |입력 : 2018.10.24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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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나 사물이 같은 시점, 같은 지점에서 존재하면서 부재할 수는 없다. 달러에 대해 원화가 강세면서 동시에 약세일 수 없다. 한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내릴 수 없다. 한 나라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나빠질 수 없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9%로 낮췄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그린북에서 ‘경기회복’이란 표현은 10월에야 사라졌다. 경기가 회복된다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리는 일이 생긴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9%에서 2.7%로 떨궜다. 8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한국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한다고 한 한은이다. 대신 ‘잠재성장률 수준’이란 표현을 넣었는데 한은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2.8~2.9%였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비록 예측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나 통계청의 경기선행지수가 내리막 한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고용 역시 마찬가지다. 좋으면서도 나쁠 수는 없다. 기재부와 한은 모두 취업자 수를 내려 잡았다. 고용률은 2013년 59.8%, 2014년 60.5%, 2015년 60.5%, 2016년 60.6%, 2017년 60.8%로 상승하는 추세였지만 올 들어 1월만 전년보다 높아졌을 뿐 2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처럼 성장률과 고용전망치를 조정해야 하는 마당이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올 들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3차례 인상할 동안 한국은 금리를 따라 올리지 못했다.

골드만삭스가 내년 미국 연준이 시장의 평균 예상치인 세 번이 아니라 다섯 번 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지만 연내 한 번 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게 한국경제가 당면한 현실이다.

경제는 심리이므로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정책당국자들이 의도적으로 긍정적 시그널을 주려 하는 경향은 이해한다. 또 성장률 0.1~0.2%포인트 혹은 고용률 0.1~0.2%포인트 하락이 대수로운 게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확히 진단해야 처방도 제대로 할 수 있다. 경기가 확장되느냐 수축되느냐에 따라 써야 할 정책수단은 다르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었다면 성장률 전망치는 달라져야 했고, 경기가 좋아졌다면 미국과의 금리격차는 최소한 더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뜩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내년도 세계경제 전망이 우울한 시점이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9%를 유지했지만 내년은 종전보다 0.2%포인트 못한 2.5%로 봤다. 중국은 올해 6.6% 전망치는 그대로 뒀지만 내년은 6.4%에서 6.2%로 낮게 제시했다.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0%에서 2.8%로, 내년엔 2.9%에서 2.6%로 내렸다. 어떤 이는 미국과 성장률 전망치가 별 차이 없는데도 정파적 이해관계로 한국만 부정적으로 본다고 하는데 GDP 규모가 12배 넘게 큰 나라와 비슷한 성장을 한다고 박수 칠 수는 없다.

[광화문]결국 결과가 말한다
내부 요인은 접어두더라도 미국이 금리를 올려 세계의 돈줄을 죄면서 중국과 패권전쟁 차원의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이너스 요인들을 흡수할 여력이 있는지 살펴보고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대처해야 하는 게 우리의 처지다.

정부나 한은은 논리를 생산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게 아니라 정책수단을 통해 만든 결과로 평가받는다. ‘경기회복’의 결과가 성장률 하향이고 ‘견조한 성장’의 결과가 성장률 하향이라면 두 기관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프로페셔널로서의 실무적 판단보다 정무적 판단이 앞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괜스레 나오는 게 아님을 알아야 한다.

강기택
강기택 acekang@mt.co.kr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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