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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人주의]"잘 데려다주시개!"…'펫택시' 타보니

[유승목의 개人주의]"조금이라도 마음 편한 이동 되길"…펫택시 업체 '고잉펫' 인터뷰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입력 : 2018.10.2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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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00여년 전 영국의 사상가 헨리 솔트는 "모든 동물은 혈연관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땅에서 함께 공존해야 할 공동체의 관점에서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고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해야 우리도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닐까요. 매주 목요일, 무심코 지나쳤던 동물에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겠습니다.
지난 22일 반려동물 운송업체 '고잉펫'의 창지환씨(35·오른쪽)와 이길영씨(35·가운데)가 경기 광주시의 아파트에서 고양이 세 마리를 태우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지난 22일 반려동물 운송업체 '고잉펫'의 창지환씨(35·오른쪽)와 이길영씨(35·가운데)가 경기 광주시의 아파트에서 고양이 세 마리를 태우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반려견과 병원에 가려 '택시'를 기다렸다. 차를 직접 몰긴 여의치 않았다. 만반의 준비도 끝냈다. 반려견은 켄넬(휴대용 견사)에 들어갔고, 혹시 몰라 배변패드도 준비했다. 그리고 자신있게 손을 뻗었지만 실패. 달려오던 '빈 택시'는 켄넬을 보더니 휙 떠나 버렸다. 뒤 이어 멈춘 택시 기사는 창문만 살짝 내리더니 "개 태워요?"라고 묻는다. "안될까요"라고 답하니 대답 없이 떠나 버린다.

하염 없이 기다리다가 겨우 택시를 잡아 올라탔다. 한숨 돌리려는 찰나, 택시기사가 "고놈 맛있게 생겼네"라며 던진 한 마디가 따갑게 꽂힌다. '귀엽게'를 '맛있게'로 잘못 들은건가 싶어 애써 웃는 순간, "털 날리지 않게 조심하쇼"라고 압박이 들어온다. 괜히 움츠러들어 목적지까지 숨 죽이고 가는 모습이 마치 죄인이 된 것만 같다.

최근 반려견과 함께 외출한 이모씨(27·여)가 겪은 일이다. 사실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기도 하다. 반려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반려동물 '이동권'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이 같은 고충 처리를 위해 나선 부부가 있다. 반려동물 전용 '펫 택시' 업체 '고잉 펫'을 운영하는 이길영(35·여), 창지환(35) 부부다.

지난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에서 손님을 태우러 가는 부부의 '카니발' 승합차에 올라탔다. 유기묘 삼남매를 맡고 있는 임보자(임시보호자)가 병원까지 요청한 '콜'이다. 고양이 손님을 태우러 가는 길, 두 부부는 시종일관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여정을 함께하며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人주의]"잘 데려다주시개!"…'펫택시' 타보니
◇오랜 고민, 후회 없이 '직진'
'펫 택시'는 말 그대로 반려동물 운송서비스다. 2~3년 전 서울을 시작으로 업체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지난 3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운송업'이 법적으로 인정받으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서울 포함 수도권에만 30여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대중교통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지만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사실 전용 케이지, 예방접종증명, 펫티켓 등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동물을 데리고 들어오면 안되지만, 전용 운반상자에 넣은 경우는 제외다. 서울·경기도 시내버스 운송약관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데 펫 택시가 왜 필요한 걸까.

이씨에게서 "정작 현실은 다르잖아요"란 답이 돌아왔다. 그는 "반려동물 '이동권' 인식이 아직 낮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뿐, 승차거부는 빈번하고 면전에서 욕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반려견 하치와 함께 살고 있는 이들 부부도 수 차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운전을 하던 창씨는 "아내는 10년 전부터 하치와 외출만 하고 오면 '반려견과 맘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택시는 없을까?'라고 하소연했다"라고 말했다.

하소연으로만 머무르지 않기로 했다.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이씨는 2년 전 우연찮게 펫택시의 존재를 알게 됐다. 주변 반려인의 불편을 덜어주고 싶었던 이씨는 보자마자 직접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씨의 생각을 접한 남편 창씨는 흔쾌히 동의했다. 부부는 10년 간 쉼 없이 이어오던 서울살이를 단숨에 정리하고 반려견이 많기로 소문난 수원으로 내려와 '고잉 펫'을 차렸다.
반려동물 운송업체 '고잉펫' 차량의 모습. 보통 카시트를 한다. 반려동물을 켄넬에 넣을 경우 흔들리거나 불편하지 않게 고정한다(사진 왼쪽). 차 내부에는 무료 간식과 배변봉투 등이 있다. 대형견의 경우 차량 3열 전체에 푹신한 시트를 깔아 태운다.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 반려견 두 마리가 단골로 이용한다고 한다. /사진= 유승목 기자
반려동물 운송업체 '고잉펫' 차량의 모습. 보통 카시트를 한다. 반려동물을 켄넬에 넣을 경우 흔들리거나 불편하지 않게 고정한다(사진 왼쪽). 차 내부에는 무료 간식과 배변봉투 등이 있다. 대형견의 경우 차량 3열 전체에 푹신한 시트를 깔아 태운다.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 반려견 두 마리가 단골로 이용한다고 한다. /사진= 유승목 기자
◇단순한 '운송업'이 아냐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서울은 펫 택시가 익숙하지만 다른 지역은 여전히 생소한 업종이었다. 관련 법령이 아직 명확하지도 않고 지자체에서도 허가를 내본 경험이 없어 잘 모르겠다는 답만 돌아왔다. 창씨는 "허가를 받기 위해 직접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에 문의하고 법령, 자료 등을 하나하나 모았다"며 "수 차례 반려되기도 하는 등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대신 오랜 시간 동안 착실하게 준비했다. 운전을 하는 창씨는 운전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 사람과 달리 차에 익숙하지 않은 반려동물을 위해 방어운전은 필수라는 생각 때문이다. 혹시 모를 급정거, 급출발을 피하기 위해 브레이크 밟는 습관부터 바꾸려고 노력했다. 실제 이날 구경한 창씨의 운전은 다소 답답할 정도로 모범적이었다. 서울로 향하는 복잡한 여정 동안 함께 탄 고양이 삼남매도 불편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서비스 상담과 운행 중 반려동물 돌봄이 역할을 맡는 이씨는 반려동물을 공부했다. 반려동물관리사 자격을 갖췄고 지금은 행동교정사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펫택시를 단순히 운송 개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 이씨는 "반려동물이 차를 타면 낯설고 무서워 제어가 안될 때도 있고 사고 등 돌발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이를 케어할 수 있는 기초적인 행동·수의학 지식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준비된 두 사람의 택시는 움직이는 반려견 상담소가 됐다. 두 사람은 단순히 태워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과 반려동물 정보를 공유한다. 보호자가 궁금해하는 반려견의 특성을 알려주고 행동교정 조언을 건넨다. 준전문가 수준이기 때문에 믿고 맡기는 보호자도 많다. 이날 고양이 손님도 임보자의 동행 없이 이들 부부가 챙겼다.

◇가장 사랑하는 동업자
부부의 힘만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이들에게 지원군이 딱히 필요하진 않다. 서로가 가장 믿을 수 있는 동업자기 때문. 단순히 사랑해서만은 아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친구에서 연인으로, 직장 동료로 함께 하며 이미 확인을 마쳤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스무살부터 12년간 사랑을 키우고 지금은 3년차 부부다. 이 중 10년은 직장 동료로 함께 일했다.
지난 22일 오전 창씨와 이씨가 경기 광주에서 태운 고양이 세 마리를 서울 송파구의 동물병원까지 이동하며 돌보는 모습.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직접 진료 과정까지 책임진다(사진 왼쪽). 진료를 마친 뒤 재빨리 켄넬을 소독하며 청결을 유지한다. /사진=유승목 기자
지난 22일 오전 창씨와 이씨가 경기 광주에서 태운 고양이 세 마리를 서울 송파구의 동물병원까지 이동하며 돌보는 모습.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직접 진료 과정까지 책임진다(사진 왼쪽). 진료를 마친 뒤 재빨리 켄넬을 소독하며 청결을 유지한다. /사진=유승목 기자
창씨는 "군에서 전역하고 당시 여자친구였던 이씨가 일하던 쇼핑몰에 입사해 10년 간 함께 일했다"며 "누구보다 서로의 능력을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친구로도, 연인으로도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서로를 잘 알다 보니 같이 일할 때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사실 남편 말고 내 성격을 온전히 받아줄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서로 대립할 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름의 해결책이 있다. 부부가 함께 일하지만 공과 사는 확실히 나누는게 원칙이다. 두 사람은 "갈등이 없을 수 없지만 일 문제를 퇴근 후 집까지 가지고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힘들지만 항상 힘나
이날 두 사람은 유기묘 삼남매를 병원까지 모셨다. 11시에 출발해 병원까지 이동해 고양이 입원 절차를 마치고 임보자에게 자체 소독한 켄넬을 건네는데까지 든 시간은 약 3시간. 점심도 먹지 못했지만 두 사람의 표정에 지친 기색은 없었다. 요금은 거리에 따라 받고 대기 시간 30분까지는 무료기 때문에 이들의 정성 어린 돌봄은 비용으로 환산되지 않았지만 부부에게 아쉬움은 없어 보였다.

운행을 마치고 차고지로 돌아온 부부는 곧바로 차문과 창문을 개방하고 내부 소독과 청소를 시작했다. 혹시라도 다음 승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씨는 "매번 청소, 소독을 하다보니 브레이크 타임이 길어져 예약 문의가 많아도 서비스 횟수가 한정적이라 아쉬울 때가 있다"면서도 "여러 종류의 반려동물이 오고가는 장소니 청소를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퇴근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밤이나 주말에도 문의가 오면 차에 오른다. 그렇다고 수입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도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즐겁다. 창씨는 "마음 편히 차를 타고 가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을 보면 즐겁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이씨는 "반려동물 산업 제도는 여전히 미비하고 이동권에 대한 인식도 낮다"며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 펫티켓을 지키며 발전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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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Smith Jane  | 2018.10.25 10:43

그러게 털날리는 동물을 왜 집에서 키우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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