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백혈병' 최종중재안 월말로 연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백도명 조정위원(왼쪽 두번째부터), 황상기 반올림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 정강자 조정위원이 지난 7월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간 제2차 조정(중재) 재개를 위한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에 걸려 사망한 근로자와 유족에 대한 피해 보상 중재안 발표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

24일 반도체 직업병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와 삼성전자,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에 따르면 조정위는 삼성전자와 반올림에 중재안 발표 시기를 연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2일 보냈다.

조정위는 공문에서 "9월말에서 10월초로 예정했던 2차 조정의 최종 중재안 발표 일정이 자문위원회의 자문 과정에서 예상보다 늦어졌다"며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중재안을 내기 위해 오는 10월말을 기한으로 최종 중재안 발표 일정을 부득이 연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조정위는 지난 7월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조정위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까지 새로운 질병 지원보상안 Δ반올림 피해자 보상 Δ삼성전자의 사과 Δ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실행 등이 담긴 최종 중재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이견으로 무산된 1차 권고안에서 쟁점이 됐던 보상절차와 대상자 범위, 대상 질병 등이 여전히 논의 진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차 권고안에서 조정위는 피해보상 대상자 범위를 2011년 이전 입사자 모두로 권고했지만 삼성전자는 1996년 이후 입사자로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보상 질병군에서도 조정위에서 제시한 12개 질병에서 유산과 불임을 제외했다. 발병 시기에선 퇴직 후 14년과 10년이 평행선을 그렸다.

반도체공장 작업환경과 백혈병 등 직업병 발병의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상 범위에 단기 근로 근로자를 포함시키거나 대상 질병을 확대하는데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견해차가 크다.

중재안 발표가 늦춰졌지만 지난 7월 이뤄진 '조정위 중재안 무조건 수용 합의' 이행에 대해선 삼성전자와 반올림 모두 변함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