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시신 일부 영사관저 정원서 발견"-英언론

머니투데이

김준석 인턴기자

17일 촬영된 주 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저 앞의 모습/AFPBBNews=뉴스1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시신 일부가 주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저 정원에서 발견됐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지난달 28일부터 준비된 것이라면서 진행중인 수사의 일부 결과를 공개했다.

스카이뉴스는 이날 현지 소식통 2명의 말을 인용해 "카슈끄지의 시신이 토막난 상태로 영사관에서 500m 떨어진 총영사 관저 정원에서 발견됐으며 얼굴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우발적 몸싸움으로 사망한 카슈끄지 시신을 카펫에 싸 현지 조력자에게 넘겼다"는 사우디의 해명과 정면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 소식에 "굉장히 충격적"이라며 "터키 당국의 최종적인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속한 정의개발당(AKP) 의원 총회에서 "카슈끄지 사건은 수일 전 계획된 것"이라면서 터키 당국의 중간 수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카슈끄지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터키인 약혼녀와 결혼을 위해 전 부인과의 이혼 확인서류를 떼려고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 하지만 영사관은 "서류 준비에 시간이 걸리니 나중에 오라"고 그를 돌려보낸 뒤 본국에 이 사실을 연락해 사우디 측이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존에 당국이 언급한 사우디 요원 15명이 3팀으로 나눠 입국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우디에서 급파된 요원들이 지난 2일 카슈끄지 영사관 방문 전 폐쇄회로(CC) TV의 하드웨어를 제거하고, 요원 중 한 명이 카슈끄지처럼 꾸미고 영사관을 나선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직접 겨냥해 공격하지 않았고, 사건 관련한 음성파일 등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