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술자료 빼돌려 하도급단가 후려친 '아너스' 검찰고발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공정위 세종청사 전경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빼돌려 다른업체에 개발, 납품토록함으로써 결국 가격을 낮춘 유명 물걸레청소기 제조업체 아너스가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아너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법인 및 대표이사 등 관련임원 3명을 검찰에 고발키로 햇다고 2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너스 전동 물걸레청소기'로 이름을 알린 아너스는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다른 업체에 전달해 유사 부품을 개발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제공받은 견적가격 및 유사 부품의 샘플을 이용해 기존 납품단가를 대폭 인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간 영업이익률을 2%대로 유지하던 해당 하도급 업체는 7개월 동안 납품단가가 20% 가량 인하되자 지난해 8월 영업손실을 우려해 납품을 중단했다. 이 업체의 매출은 대부분 해당 부품에서 발생한 탓에 경영상황은 현저히 악화됐다.

이에 해당업체는 기술유용 결과 입은 손해에 대해 아너스를 상대로 3배 배상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사실관계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법원에 제공하는 등 피해 업체의 민사소송 과정에 협조할 방침이다. 소송 결과 3배 배상 판결이 확정된다면 하도급법상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적용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성경제 공정위 제조하도급개선과과장은 "자신의 높은 영업이익률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이익만을 얻고 있는 하도급 업체의 납품단가를 인하하기 위해 기술자료를 유용한 행위를 엄중 제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