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엔터株…여전히 "사라"는 전문가들, 왜?

IT, 제약·바이오와 더불어 코스닥 시장의 3대 버팀목이던 엔터주마저 두자릿수 급락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독보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주가를 높이던 한국 엔터기업들의 성장성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3분기 실적 추정치의 하향, 최근 단기 급등한 주가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주가가 일시 조정 받고 있는 것일 뿐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코스닥 시장에서 국내 빅3 엔터기업인 에스엠 (76,000원 ▲700 +0.93%), JYP Ent. (63,400원 ▼1,100 -1.71%),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2,250원 ▼900 -2.09%)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1시20분 현재 JYP Ent.가 7150원(18.38%)하락한 3만1750원에 거래되면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엠과 YG엔터테인먼트도 각각 8650원(16.73%), 5300원(12.41%) 하락한 4만3050원과 3만7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이 속해있는 방송·엔터테인먼트 업종 지수도 전날보다 5.16% 하락한 상황이다.

이날 빅3 엔터주의 동반 급락은 3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오면서 투심이 대거 악화한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JYP Ent.에 대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추정했음에도 3분기 실적이 기존 예상치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제시했던 실적 추정치보다 실제 실적이 더 나쁠 것이라며 일주일여만에 수정치를 발표한 것이다.

이 연구원이 새롭게 제시한 JYP Ent.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직전 전망치(100억원) 대비 14% 낮아졌다. 그는 이에 대해 "1월 트와이스의 일본 쇼케이스 MD 매출을 기존 대비 5억원으로 하향 반영했고, 컨텐츠 제작 비용증가에 따른 GPM 하향도 소폭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JYP Ent.가 여러 증권사들이 엔터주 '톱픽'으로 꼽을 정도로 엔터 업계 내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던 종목인 만큼 하락폭이 더 컸다고 본다. 한순간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JYP Ent.의 급락은 엔터주 전반의 투심을 악화시키는 동인으로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급등한 주가에 일제히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도 주가 하락폭을 키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에스엠 주가는 본격 반등을 시도한 지난 11일 이후 8거래일 새 종가 기준 13.2% 올랐고, 같은 기간 JYP Ent.와 YG엔터테인먼트는 각각 9.7%, 7.7% 올랐다.

이처럼 빅3 엔터주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장기적으로 성장 기대감은 꺾이지 않은 만큼 비중 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연구원은 "엔터 3사 해외 음원이 전분기 대비 성장하고 있고 아이돌 그룹 BTS, GOT7, 블랙핑크 모두 미국 투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승 사이클의 완전한 초입이기에 국내 모든 산업을 통틀어 내년과 내후년 모두 EPS 상향이 나올 수 있는 몇 안되는 섹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밸류 4조원으로 추산되는 빅히트가 내년 하반기 상장이 예상된다"며 "최소 그때까지는 엔터업종 비중 확대를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현재 엔터사는 기존 한·일 수익원이 견조하게 유지 또는 성장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음원, 동영상 플랫폼영향력 확대에 따른 급격한 시장 확대 가능성까지 갖춰 역사상 최고로 좋은 환경에 놓여 있다"며 "양대 변수의 동반 호조는 1990년대 이후 처음 찾아온 기회이며 기업 이익 증가와 시장 확장성이 부각되는 상황 또한 10년만의 호재인 만큼 멀티플을 오히려 상향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