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억류' 日 기자 석방… "카타르 정부, 몸값 지불"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지난 7월31일 인터넷에 공개된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로 추정되는 남성이 등장하는 영상. 그는 영상에서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루이며, 한국인이다", "오늘 날짜는 2018년 7월25일이고, 매우 힘든 환경이다. 빨리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진=FNN, 뉴시스

시리아 무장단체에 억류됐던 일본인 기자가 3년 만에 석방됐다.

24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밤 10시 50분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장관은 "일본 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40분쯤, 카타르 정부에게서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 기자가 오늘 중으로 석방될 것이라는 정보를 받았다. 이어 오후 9시쯤 다시 카타르 정부로부터 야스다 준페이가 석방돼 터키 안타키아의 입국 관리시설에 있다고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석방 소식을 접하고 안도했다"면서 "사안이 발생한 이래 일본 정부는 여러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 카타르와 터키가 협력을 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아사히신문은 총리 관저 산하의 '국제테러 정보수집 조직'이 터키와 카타르 당국을 창구로 협상을 해온 결과라고 전했다. 카타르는 시리아 반정부파를 지원하고 있어 앞서 시리아의 과격무장단체에 억류된 스페인 기자 석방에도 협력한 바 있다.

총리 관저 관계자는 신문에 "일본 정부가 이번 야스다 기자 석방 관련해 몸값을 지불한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지지통신은 시리아인권감시단을 인용해 몸값은 일본이 아닌 카타르가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감시단은 카타르 정부가 일본인 기자의 몸값을 지불한 이유로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한 태도를 국제적으로 어필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야스다는 2015년 6월 시리아 내전 취재를 위해 터키 남부에서 가이드와 함께 시리아로 입국했다가 실종됐다. 그가 실종된 사실은 같은해 12월 '국경없는 기자회'(RSF)에 의해 알려졌다. 이후 복면 차림의 남성이 양쪽에 서서 총을 겨누고 있는 가운데 야스다로 보이는 인물이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그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단체 알누스라전선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돼왔다.

지난 7월에도 야스다로 추정되는 남성이 등장하는 한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그는 약 20초 분량의 영상에서 자신을 '우마루'라는 이름을 가진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인이라고 말할 경우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한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