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76.55 695.72 1131.60
▼6.03 ▲4.91 ▲5.8
-0.29% +0.71% +0.52%
양악수술배너 (11/12)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MT 시평]전문성과 대표성의 함정

폰트크기
기사공유
[MT 시평]전문성과 대표성의 함정
지난 7월 정부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동시에 외부로부터 주주권 행사, 책임투자 관련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연구기관, 정부가 추천하는 전문가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런 위원회는 의사결정의 합의성, 전문성, 대표성이 필요한 경우 구성된다. 합의성은 다수의 구성원간 일치된 의견을 정한다는 의미로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이라는 위원회 본연의 기능이다. 대표성은 이해관계자들이 빠짐없이 자기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전문성이란 의사결정에 필요한 고도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노사정위원회가 각각의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경우와 같이 대립하는 이해관계집단의 의사를 대변하는 경우 위원 구성은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원 구성에서 대표성을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 위원회 결정의 정당성이 결여되고 따라서 해당 이해관계집단에 수용될 수 없다.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무원도 다양한 계층과 집단의 출신으로 충원되어야 국민 전체의 이익을 꾀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료제의 대표성이 중요시되는데 이를 대표관료제(representative bureaucracy)라고 부른다. 이처럼 대표성은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성의 원리를 실천하는 이념으로서 의의를 가진다.
 
이와 달리 전문성은 특정 전문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지식, 경험, 역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합리성, 과학성, 효율성을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전문성은 합리적 근거에 의한 조언을 통해 발휘되며 당파성이나 이념성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 필자도 여러 자리에 전문가로 참석하는데 기업, 소비자, 정부 입장이 아닌 국가 전체 이익의 관점에서 객관적 의견을 요청받는다. 사회문제가 기술적, 경제적으로 점점 복잡해지면서 전문성에 기초한 의사결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마침 정부도 과학행정을 위해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위원회의 목표와 성격이 이해관계자간 공적인 논의가 필요한 경우라면 대표성이 강조돼야 하고 특정한 목표 달성을 위한 해결방안의 도출이 필요한 경우라면 전문성이 강조돼야 한다. 예컨대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목표는 장기적인 기금의 수익성과 주주가치 제고이기 때문에 위원회를 사용자, 근로자 대표 등 대표성을 기반으로 구성하기보다 오히려 금융, 경제, 경영 등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과 대표성 어느 하나가 전적으로 타당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표성에 경도되는 경우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하면서도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회피로 귀결될 수 있고 전문성만 강조하는 경우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 다행히도 10월 초 정부는 대표성에 치중한 기금운용위원회 구성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위촉 위원에 대해 예컨대 금융·경제·자산운용·법률 등 3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와 같은 자격요건을 마련하기로 했다.
 
가치의 다원화가 부족해 우리 사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 있고 정직한 전문가를 키우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아직도 전문가를 들러리로 생각하는 관성이 적지 않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해 기술적·과학적 합리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이후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