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품질비용만 7800억…실적 발목잡은 KSDS 뭐길래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더 뉴 쏘렌토/사진=기아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3분기에만 7800억원을 품질비용에 썼다.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제 영업이익과 증권사 추정치가 7000억원가량 차이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 ‘쇼크’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2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과 기아차 (110,400원 ▼1,800 -1.60%)는 리콜과 KSDS(엔진진단신기술) 장착 등 품질비용으로 각각 5000억원, 2800억원을 썼다. 현대차는 3분기 판매관리비 중 판매보증 관련 비용이 지난해 2990억원에서 올해 7530억원으로 2.5배나 늘었다.

늘어난 품질비용의 영향으로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889억원과 1173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사 추정치를 현대차는 5000억원, 기아차는 2000억원가량 밑돌았다.

특히 증권가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분은 KSDS 적용 관련 비용이다. 현대차에서만 KSDS 비용으로 1500억원가량이 추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이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KSDS는 예방안전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엔진의 소리, 진동 등을 계속 모니터링해 정상적이지 않은 신호를 감지, 고장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KSDS 적용은 리콜이 아닌 자발적인 캠페인"이라며 "안전문제가 아닌 품질 또는 상품성 관련 불만에 대한 선제적 시장조치"라고 설명했다.

KSDS는 노크 센서(Knock Sensor)에서 엔진 이상으로 인한 진동이 감지되면 ECU(전자제어장치)가 경고등 점등 및 차량의 출력을 제한해 안전주행 모드로 진입하게 만든다. 운전자가 엔진 이상을 미리 알고 빠르게 정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KSDS의 본격 적용에 앞서 지난 3분기부터 국내·외 기존 판매된 차종들에도 자발적으로 시범 적용하고 있다. 노크센서는 이미 엔진에 장착돼 있어 ECU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ECU 로직 개발이 완료된 미국 기아차 ‘쏘렌토’, 현대차 ‘쏘나타’ 등 일부 차종 일부 모델에 시범 적용이 시작됐고, 국내에서도 개발 완료된 차량의 고객에게 개별 통지 후 시행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경우 세타2엔진이 장착된 250만대에 KSDS가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KSDS 적용을 위한 비용은 분기별로 나눠서 반영하지 않고 올 3분기에 모두 반영됐다. 이후 KSDS 적용에 따른 추가비용은 없다.

이향 현대차 글로벌품질전략사업부 상무는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품질 최우선이란 방침에 따라 고객 만족도 제고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