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트럼프' 보우소나루, 대선 승리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르루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15년간 이어진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의 집권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개표가 99% 진행된 상황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55.1% 득표율로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경쟁 상대인 페르난두 아다지 노동자당(PT) 후보는 44.9% 득표율에 머물렀다. 대통령 공식 취임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앞서 보우소나루는 지난 7일 치러진 1차 선거에서 46.5%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2위를 차지한 아다지 후보와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지지율이 아다지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 당선이 유력했다. 실제 선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극우성향으로 분류된다.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이어진 군부 독재정권을 찬양했다. 고문을 옹호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여성과 흑인, 동성애자 등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고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당선자 자신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찬미하는 사람"이라며 "그는 위대한 미국을 원한다. 나는 위대한 브라질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약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다. 보우소나루 당선자의 대표 공약 중 하나가 범죄·부패와의 전쟁으로, 이를 위해 경찰권과 총기권 강화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총기 규제에 강하게 반대하는 대표적인 총기 소지 옹호론자다.

재정 건전성 강화 및 규제 완화, 민영화 추진 등 친기업 경제 정책을 내세운 보우소나루의 당선으로 브라질 경제에는 당분간 훈풍이 불 전망이다. 투자회사 UBS는 "브라질 주가지수가 앞으로 두 달 안에 40%가량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이 보우소나루 당선자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면서 "특히 그의 경제 고문이자 친기업 정책을 설계한 인물인 시카고대 출신 경제학자 파울로 구에데스를 믿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