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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리더의 자격

광화문 머니투데이 임상연 중견중소기업부장 |입력 : 2018.10.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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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참다 못한 직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사태 추이를 관망하던 노동조합이 지난 25일 이사장 퇴진운동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자 직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찬성표를 던졌다. 결과는 찬성 91.4%, 반대 8.6%. 투표에 참여한 직원 10명 중 9명이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부당한 관사이전 지시와 보복인사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 김흥빈 이사장의 이야기다. 예상은 했지만 김 이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과 불신이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공단이 어떻게 운영·유지된 건지 의아할 따름이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8월 중순 소진공 간부들의 갑질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하자 직간접으로 “꼭 밝혀달라”는 요청과 함께 직원들의 각종 제보가 이어졌다. 김 이사장의 관사이전 문제부터 보복인사 의혹, 성추행 피의자 승진,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직원의 극단적 선택 등등. 이 모든 것이 공공기관 한 곳에서 벌어진 일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보도에 대응하는 김 이사장의 행태였다. 지난달 초 본지가 소진공이 이사장 관사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임대계약기간이 남은 대전충청지역본부(이하 대전본부)를 옮긴 것을 단독 보도한 데 대해 김 이사장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기자간담회와 해명자료 등을 통해 관사 이전과 대전본부 이전은 무관할 뿐만 아니라 대전본부 이전 계획도 일절 보고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직접 결재한 ‘대전본부 이전 기본계획안’이 나왔는데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심지어 명예훼손 운운하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검찰 고발을 진행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로 뿌리기까지 했다. 사실상 자신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지난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신과 직원들의 진술이 담긴 국무조정실 진술확인서가 공개되면서 거짓해명임이 밝혀졌다. 진술확인서에 따르면 관사 이전을 위해 대전본부 이전이 추진됐고 관련 내용을 김 이사장도 일찌감치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례적으로 국감 증인을 자처하고 나선 소진공 직원들도 이 같은 내용들을 증언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김 이사장이 개인 소송을 위해 공단 돈으로 2차례나 법률자문을 받았고 모두 “명예훼손이 아니다”란 결과가 나왔는데도 고발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명분도, 근거도 없이 사적인 일에 공단을 동원한 것으로 일반 회사라면 업무상 배임 또는 횡령에 해당할 일이다.

보복인사 의혹도 마찬가지였다. 김 이사장은 지난 8월 관사 이전에 반대한 직원들을 업무나 연고지와 무관한 곳으로 전보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인사규정은 무시됐다. 약 6.7㎞ 떨어진 공단까지 출퇴근이 오래 걸린다며 관사 이전을 추진하더니 정작 직원들은 대전에서 연고도 없는 서울, 대구, 제천 등지로 발령냈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이 노동위원회에 제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 이사장은 “정규인사였고 원칙대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26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전보’로 인정하면서 더이상 할 말이 없게 됐다.
[광화문]리더의 자격

소진공 직원들이 김 이사장에게 등을 돌린 것은 자업자득이다. 그간 김 이사장이 보여준 행태를 보면 과연 공공기관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리더는 모든 책임의 종착역”이라고 했다. 조직을 움직이는 결정권을 갖는 대신 모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권한을 위임해도 마찬가지다.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리더의 권위는 책임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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