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 안면인식 기술로 대출심사… "신용손실 60%↓"

핑안은행의 얼굴인식 기술. /사진=핑안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한 거짓말 탐지기를 도입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대형 금융기업인 핑안은행과 중국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얼굴의 미세한 표정변화까지 감지하는 거짓말 탐지기를 대출 상담에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이 자신의 대출 및 부채 이력을 속이는 대출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은행은 먼저 대출 상담 중인 고객의 얼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몇 분 간 촬영한다. 촬영과 동시에 미세표정 감지 기술을 이용해 1차적으로 거짓말 여부를 판단한다. 이상이 발견된 고객은 별도로 정밀조사를 실시해 대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인간은 거짓말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여러 미세한 표정을 짓는데 안면인식 기술이 이를 붙잡아 분석하는 것이다. 이런 표정들은 인간의 뇌가 0.06초 안에 제어해 일상의 표정으로 되돌리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감지하기 힘들다. 안면인식 기술은 이 찰나에 나타나는 안구, 눈꺼풀 등 54곳의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리위안슝 핑안은행 부행장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서 신용 손실을 60%가량 줄일 수 있었다"며 "거짓말을 감지하는 데 다른 어떤 방법보다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안면인식 기술이 보편화되면 원격 대출 심사가 가능해진다고 FT는 보고 있다. 은행이 지점을 여러 곳에 둘 필요도 없어지고, 많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돼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 은행지점이 100여개로 많지 않은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를 활용해 원격으로 대출 심사를 할 계획이다. 키순촨 중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물리적인 지점 없이 원격 대출이 가능하다"면서 "더 많은 고객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 기술을 시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면인식기술이 아직까지 정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얼굴인식 기술 스타트업인 온피도의 후세인 카사이 공동창업자는 "이 기술이 거짓말 탐지기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학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의 자연스러운 미세표정을 관측할 수 있어야 기술이 제대로 작동한다"면서 "(촬영을 할 경우) 고객의 동의를 사전에 구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확성이 입증되더라도 심각한 윤리 문제가 남는다"고 강조했다. FT는 서구 은행들이 기술의 신빙성과 윤리문제 때문에 그동안 안면인식 기술 사용을 꺼려왔다고 전했다. 이를 상업적으로 대출업무에 이용하는 사례는 핑안은행이 세계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