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푸젠진화반도체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美·中갈등 다시 격화되나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AFPBBNews=뉴스1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반도체업체인 푸젠진화반도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출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첨단제조산업 육성정책인 '중국 제조 2025'의 핵심기업인 푸젠진화반도체에 대한 전격적인 수출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미중간 무역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푸젠진화반도체는 미국의 국가안보 이해에 반하는 활동에 관련될 중대한 위험을 제기하기 때문에 미 수출통제제도(EAR)에 따른 제재리스트(Entity list)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푸젠진화반도체에 대한 EAR에 포함되는 제품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수출, △재수출, △이전은 미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한다. 사실상 미국 기업들과 푸젠진화반도체의 거래를 전면 금지한 것이다.

푸젠진화반도체는 D램 양산능력 확보를 앞두고 있으며 미국의 군사시스템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부품업체들의 장기적인 경제적 생존을 위협한다고 미 상무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푸젠진화반도체는 신생의 중국국영 반도체업체로 D램 생산을 위해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외국 기업이 우리의 국가안보 이해에 반하는 활동에 개입할 때 우리는 우리의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푸젠진화반도체를 제재리스트에 올린 것은 우리 군사 시스템의 필수 부품에 대한 공급체인을 위협하는 그들의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법에 푸젠진화반도체의 특허침해 등 기술절도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푸젠진화반도체는 지난 1월 중국 푸젠성 법원에 마이크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마이크론 중국 자회사의 중국내 D램 등 일부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예비판결을 얻어냈다.

푸젠진화반도체에 대한 미 상무부의 조치는 앞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대북 및 이란제재 위반 혐의로 ZTE에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했고, ZTE는 파산위기에 내몰렸다. 이후 미 정부는 지난 6월 ZTE와 벌금 10억 달러, 경영진 및 이사회 교체 등에 합의한 이후 제재를 풀었다.

로이터통신은 "푸젠진화반도체는 ‘중국 제조 2025’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라며 "미 상무부의 이번 조치가 미국과 중국간 새로운 긴장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