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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활성화' 정부 정책…시장 왜곡으로 '폭락' 불러

금융위기, IT버블 수준의 하락폭, 활성화 정책 효과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도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오정은 기자 |입력 : 2018.10.30 16:22|조회 : 6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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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활성화' 정부 정책…시장 왜곡으로 '폭락' 불러
10월 코스닥 지수가 전 세계에서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연초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강조했지만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거나 오히려 반시장적인 정책으로 코스닥이 폭락했다는 것이다.

30일 코스닥 지수는 14.44포인트(2.29%) 오른 644.14에 마감, 5일 연속 하락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코스닥은 29일까지 23.4% 급락해 세계 증시 중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폭락은 2000년 4월 IT 버블(거품) 붕괴(-28.5%),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30.1%)와 비슷한 수준의 충격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급락 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증시 불안, 세계경기둔화 등 다양한 변수를 지목했다. 하지만 연초 정부가 제시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믿고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은 최근 급락이 정부 정책의 실패라며 비난의 화살을 정부에 돌리고 나섰다.

◇연기금 투자 활성화 가장 강조했는데 결과는 '미미'=코스닥시장에 연기금 투자를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연기금 중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을 겨냥해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코스피·코스닥을 종합한 통합지수 KRX300을 발표했다. 벤치마크 지수로 코스닥종목이 68개 포함된 KRX300을 사용하면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아직까지 KRX300지수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기존 벤치마크지수인 코스피200에서 KRX300으로 갈아탈 이유가 없고 코스닥 투자 비율을 높이는 데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위탁 운용을 맡길 때라도 KRX300지수를 써달라고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21%에서 18%까지 줄일 예정이다. 수익률에 비상이 걸리자 해외주식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렇게 되면 연기금 투자 활성화로 지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주가가 급락할 때 안전판마저 흔들린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21.0%(130조427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9.4%(123조3750억원)까지 줄었다.

실제로 연기금은 이달에만 912억원을 순매도해 주가하락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시달린다. 코스닥에서는 9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시장 안정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연기금풀 국내 주식 위탁 유형에 코스닥투자형을 신설하는 방안도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연기금 투자 확대 정책은 소리는 요란했는데 지금까지 보면 투자자 기대에 못 미쳤다"며 "연기금 투자 확대로 코스닥이 안정될 것이라 생각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IPO(기업공개) 요건 완화, 코스닥 벤처펀드는 시장 왜곡시켜=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 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코스닥 벤처펀드를 만든 것이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키는 효과를 낳았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는 연초 세전이익·시가총액·자기자본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하더라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단독 상장요건을 신설하고, 계속사업이익 요건과 자본잠식 요건을 폐지했다. 기술특례상장 요건도 보다 넓혔다. 김영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올해 신규 IPO 기업이 2015년 이후 2번째로 1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모기업이 대박이 나자 부실한 기업까지 IPO(기업공개)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코스닥벤처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 코스닥 IPO 기업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는 혜택이 주어지자 코스닥벤처펀드에 3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과열된 IPO로 거품이 생긴 새내기주들은 이번 하락장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8월 상장한 티웨이항공 (8,120원 상승40 0.5%)은 10월 한 달 동안 주가가 30% 하락했고, 5월 상장된 제노레이 (22,450원 상승200 0.9%)도 30% 빠졌다. 두 회사 모두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하면 현 주가는 반토막 수준이다.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5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도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 팀장은 "지금 주식시장에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급락 사태를 진화하는 것은 임기응변식 대책에 불과하다"며 "일시적인 자금 투입으로 시장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성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혁신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하는 데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스닥을 비롯한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우호적인 세법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2018년 세법 개정으로 대주주 범위가 크게 확대되면서 주식 관련 과세가 오히려 강화되며 반시장적 정책이 현실화됐다.

이태성
이태성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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