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이미지 센서 등 반도체에 3년간 6조원 투자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소니 일본 도쿄 본사./AFPBBNews=뉴스1

일본 전자기기 제조업체 소니가 향후 3년간 자사 반도체사업에 6000억엔(6조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올해 3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3년 간 이미지 센서 등 자사 반도체 사업의 설비 투자 목적으로 6000억엔을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이미지 센서 반도체는 카메라, 스마트폰 등에 탑재돼 물체의 정보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데 활용된다. 주변 물체를 감지해야하는 자율주행차에는 이미 필수 부품이며, 카메라로 고객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무인점포 등에서도 활용된다. 미러리스 렌즈 카메라나 스마트폰 등 소니 제품의 핵심 부품이기도 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미지 센서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경제 시대에서 '눈'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지 센서 시장 규모는 125억달러를 기록했다. 자율주행차와 IoT 기술이 발달하면서 2022년에는 19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니 측은 그동안 이미지 센서 반도체를 자사 핵심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지난 3년 간 투자한 금액만 4600억엔(4조6700억원)이다. 그 결과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전 세계 이미지 센서 반도체 시장의 52%를 점유하며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삼성은 19%로 2위를 차지했다. 소니의 공격적인 투자에 2016년 대비 양사의 격차는 8% 가까이 벌어졌다.

성과는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소니의 반도체 사업의 영업 이익은 1640억엔(1조66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9 %에 달한다. 소니의 다른 핵심 사업인 게임 및 금융사업과 동등한 수준이다.

소니는 이번 투자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센서 시장이 성장을 보이면서 수요가 확대되자 더욱 과감하게 투자에 나섰다. 투자액을 지난 3년 대비 1400억엔(30%) 가까이 늘린 소니는 이로 인해 반도체 생산 능력을 20~30%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소니 측은 자율주행차용 이미지 센서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존 수요의 대다수를 스마트폰이 차지해왔지만, 올해 초 처음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중국을 중심으로 하락세에 돌입하면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소니 측이 스마트폰 판매 추이 등 시황을 좀 더 지켜본 후 투자시기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