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 거대 경제권 탄생…TPP11 올해 말 발효

일본이 주도하는 태평양 주변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한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약 1경1405조원), 무역의 15%를 담당하는 규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태평양과 접한 아시아와 아메리카 지역 11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이 오는 12월 30일 발효한다고 31일 보도했다.

TPP11 사무국을 맡은 뉴질랜드의 데이비드 파커 무역수출성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TPP11 발효에 필요한 6개 나라의 자국 내 비준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TPP 협정은 참여국 반수 이상이 자국 비준을 마치면 60일 이후 자동으로 발표된다. 앞서 멕시코, 일본, 싱가포르, 뉴질랜드, 캐나다가 국내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마지막으로 호주가 31일 절차 종료를 통보했다.


나머지 5개국인 베트남, 페루, 칠레, 브루나이, 말레이시아도 대부분 올해 안에 비준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파커 장관은 "많은 나라가 국내 절차를 밟고 있어 짧으면 수주, 길어도 몇 달 안에 (비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TPP11이 발효되면 장관급 협의체가 구성돼 태국과 영국, 한국 등 추가로 가입을 희망하는 나라와 협상이 진행된다.

TPP는 2016년 2월 미국을 포함해 12개 나라가 협정에 서명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직후 탈퇴를 선언하면서 현재 형태로 정착됐다. 일본은 미국을 뺀 나머지 나라와 함께 TPP 조기 발효를 적극 추진했다. TPP가 완전히 정착되면 일본은 회원국 간 무역에서 최대 99.9%의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지지통신은 "지난해 미국의 이탈로 TPP 회원국의 GDP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포인트가량 줄었지만, 개발도상국이 많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TPP 발효로 일본이 내년 1월 미국과의 TAG(물품무역협정) 협상을 앞두고 농산물 시장 개방과 자동차 분야 무역적자 감축을 요구하는 트럼프 정부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에는 일본과 중국, 인도, 한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16개국이 참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RCEP) 협정도 타결 전망이다. 그동안 참여국간 복잡한 이해관계와 뚜렷한 주도 국가가 없어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지만, 최근 미국발 무역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높은 수준의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보호주의 움직임이 강화하는 상황에서 각국이 다자간 자유무역체제 조기 구축으로 대항하려 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