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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7분의 기술

[the300]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입력 : 2018.11.01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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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없으니 이따 말하시고요”

20일간 이어진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질의 순서가 되면 가장 ‘먼저’한 말이기도 하다. 시간이 없는 이유가 있다. 의원들은 질의 시간 내내 질문을 빙자한 연설을 쏟아낸다. 답을 할라치면 말문을 막는다. 증인의 답변을 들을 마음은 애초부터 없다. 카메라에는 지적하는 자신의 모습만 온전히 비쳐져야 한다.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문체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이 거듭 해명 기회를 요청하는데도 “답변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22일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할 말 있느냐? 10초 주겠다”고 선심을 썼다.

국감이 끝나면 지적만 쌓일 뿐 ‘어떻게 할 지’는 뒷전이다.

국감 질의는 의혹을 따지고 개선 방향을 듣기 위한 행위다. 질문은 대답을 동반한다. 답변과 재반박 과정에서 생산적 해법이 나온다. 답변을 무시한 채 질타만 쏟아내면 “죄송하다” 는 일회성 사과나 “알아보겠다”“검토하겠다” 등 들으나마나한 대답에 머문다. 오히려 “질타의 시간만 견디면 된다”며 이를 즐기는 피감기관장까지 있다.

물론 피감기관장을 비롯한 증인들의 원론적 답변이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증인들의 유의미한 답을 이끌어내는 것도 의원의 역량이다. 일장 연설, 무안주기, 고성 등으로 원하는 답을 얻기는 힘들다. ‘질문하고 듣기’의 기본자세조차 갖추지 못한 몇몇 의원들을 보는 국민은 씁쓸하다.

정부의 지난 1년간의 업무를 되돌아보고 지적하는 데에 7분의 질의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그래도 나라의 백년대계를 세우겠단 포부를 갖고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의 ‘시간없다’는 핑계는 7분조차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부끄러운 고백으로 들린다. 남은 정기국회 기간, 잘 듣고 답을 찾는 의원들을 볼 수 있을지…
[기자수첩]7분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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