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한강변 아파트 주민들 "도시계획 언제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한강변 정비사업'을 올스톱시켰다. 노후 주거지의 신속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민 요구에도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3구역, 여의도(영등포구) 시범·공작아파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4지구 등이 올들어 정비사업 관련 승인 절차에서 차질을 빚었다. 모두 서울 한강변에 위치하며 시공사 선정이 되지 않은 정비사업 초기 지역이란 공통점이 있다.

남산과 한강 사이 구릉지 주변에 위치한 '강북 재개발 최대어' 한남3구역은 최근 도시공원위원회 자문 과정에서 '재자문'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한강관리기본계획'과 대상지가 한강에서 보이는 전망임을 감안해 시설 최소화, 녹지 확충 등 전반적 계획 및 자료 보완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이 되지 않아 (대여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원이 뾰족히 없는 상태로 하루가 10년 같이 느껴진다"며 "다음 번에 반드시 안건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어진지 40여년 된 시범·공작의 재건축 정비계획은 지난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보류' 판정이 났다. 서울시가 여의도를 국제 금융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밑그림인 마스터플랜을 비롯한 정비사업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해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째 재개발’ 발언 이후 집값 과열 우려가 제기되면서 마스터플랜 발표도 유보됐다.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건물 안전 우려가 높다며 조속한 심의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50층 아파트 재개발' 가능 구역인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선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4지구가 지난해부터 건축 심의를 요청했지만 상정 되지 않고 있다. 사전 협의 과정에선 나머지 지구들과 사업 속도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서울시 의견이 개진됐다. 해당 구역 조합 관계자는 "순차적인 개발로 개발 방향이 고시됐기 때문에 속도를 맞출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도시계획 심의를 비롯한 정비사업 승인 절차를 집값 억제 카드로 활용한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계획 차원이 아닌 과열 억제를 위해 정비사업 관련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며 “부서 간 논의를 비롯한 자연스러운 협의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