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68.05 671.56 1134.30
보합 3.18 보합 0.71 ▲1
-0.15% +0.11% +0.09%
메디슈머 배너 (7/6~)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삶이 무너져 내릴 때 고통을 대하는 3가지 태도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8.11.03 07:31|조회 : 14001
폰트크기
기사공유
아는 분이 병으로 휴직했다. 그 사이 회사가 폐업했다. 수술 후 복직할 곳이 없는 상태에서 몇 개월 쉬다 새로 일자리를 찾았는데 병이 재발했는지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게다가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적지 않은 투자손실을 입었다. 그 분은 “모든 길이 막혀 버린 것 같다”며 “즐겁게 잘 살고 있던 내게 왜 이런 나쁜 일이 연달아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삶의 어느 순간 닥쳐오는 고통 또는 시련의 문제는 사람을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든다. 특히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의문, 다들 잘 살고 있는데 유독 나만 실패한 인생이 된 것 같은 좌절감과 그로 인한 수치심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한다. 고통의 문제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삶이 무너져 내릴 때 고통을 대하는 3가지 태도

첫째, 고통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은 누군가의 계획이나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인간은 ‘이유 없는 우주’(션 캐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물리학 교수) 속에서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존과 종족 번식을 위해 사는 존재일 뿐이다.

이런 진화론적 관점에서 고통을 바라보면 고통은 그저 실패의 증상일 뿐 아무 의미도 없다. 이는 고통을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 러시아의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가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듯 의미 없는 고통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다.

나치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경험이 있는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내고 우울증에 걸린 의사가 찾아왔다. 프랭클은 그에게 만약 그가 먼저 죽고 아내가 살아남았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이 아내에게 아주 끔찍한 일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클은 아내가 혼자 남아 겪을 고통을 그가 면하게 해준 것이라고 해석했고 그 의사는 위안을 얻고 병실을 떠났다. 프랭클은 “시련은 그것의 의미-희생의 의미 같은-를 알게 되는 순간 시련이기를 멈춘다”고 지적했다.

둘째,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저서 ‘굿 라이프’에서 의미란 △개인적으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 △쓸모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것 △이해할 수 있는 것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체성과 연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통 속에서 중요성이나 유용성, 정체성을 찾기는 힘들다. 따라서 고통의 의미는 고통을 이해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는 자신이 겪는 고통을 해석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굿 라이프’에서 “과거의 즐거움이 지금 생각하니 어리석은 일이었다고 후회하고, 과거의 고통이 지금 생각하니 축복이었다고 감사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다. 고통 역시 이해와 해석을 통해 의미가 덧입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에겐 지금 순간을 ‘경험하는 자기’와 훗날 그 경험을 기억하며 재해석하는 ‘기억하는 자기’가 있다고 봤다. 지금 경험하고 있는 고통을 이해하기 힘들 땐 훗날 이 고통을 어떻게 기억할지, 혹은 기억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프랭클은 임종의 순간에 과거를 돌아본다고 생각해보면 고통까지 포함된 삶의 의미를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셋째, 고통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되거나 극복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미래를 낙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긍정 심리학은 고통 앞에서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예컨대 프랭클에 따르면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1944년 크리스마스부터 이듬해 새해까지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크리스마스에는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낙관했던 사람들이 기대가 깨지자 삶의 의지가 꺾인 탓이다.

김양재 우리들교회 목사에 따르면 성경에는 고통을 극복한다는 말이 없다고 한다. 고통은 그저 통과해 지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독일의 정치가 비스마르크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인생이란 치과의사 앞에 있는 것과 같다. 그 앞에 앉을 때마다 최악의 고통이 곧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다 보면 어느새 통증이 끝나 있을 것이다.” 치료의 아픔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고통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견뎌내는 것이다.

힘든 일이 닥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시련이 언제 끝날 것인가를 가장 궁금해 한다. 고통은 의미를 모를 때만큼이나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 때문에 고통스럽다. 사람들이 고난 속에 역학자나 점쟁이를 찾는 이유다. 하지만 그들 역시 인간이기에 고통이 언제 끝날지 혹은 해결될지 알지 못한다. 우린 그저 “곧 해결된다”는 말을 듣고 싶어 그들을 찾을 뿐이다. 그들에게 지불하는 돈은 얄팍한 위로의 대가다.

프랭클은 삶에서 마주치는 각각의 상황 속에서 우리가 의미가 뭐냐고 던지는 질문이 실은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며 우리는 삶에 ‘책임을 짊으로써’만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이 고통이 언제 끝나느냐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고통은 삶이 내게 던진 질문이고 나는 삶을 책임감 있게 살아냄으로써 그 질문에 답할 뿐이다. 그렇게 고통을 지나다 보면 치과 치료가 끝나듯 고통이 가라앉을 때가 오고 고통이 더 이상 고통이 아니게 되는 순간이 온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