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처럼 붙였다 뗐다···SKB도 'Agile' 도입

SK브로드밴드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업무효율화에 나선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일찌감치 조직 혁신을 위해 도입했던 ‘애자일(Agile)’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금융 및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민첩한 조직문화를 위해 애자일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SK브로드밴드도 애자일 조직 체계를 통해 급변하는 미디어 업계에서 다양한 사업모델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SKB, 애자일 시스템 도입···4개 ‘트라이브’ 신설=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가 지난 2일 임원 및 팀장급 인사와 함께 CEO(최고경영자) 산하 ‘부문’ 일부를 ‘애자일’ 조직으로 교체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애자일 시스템은 부서간 경계를 허물고 사업 및 프로젝트에 따라 소규모 팀을 구성해 유기적으로 업무에 대응하는 조직 운영 방식이다. ‘본부’, ‘실’, ‘부’, ‘과’, 팀‘ 등 기존 국내 기업 조직과 달리 ’스쿼드(Squad, 분대)‘로 불리는 소그룹과 여러 개 소그룹이 모인 ’트라이브(Tribe, 집단)‘로 단순하게 구성된다.

트라이브 내에 스쿼드 외 고정된 조직이 따로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트라이브 내에서 서비스·프로젝트에 따라 개별 스쿼들이 합쳐져 새로운 팀이 조직되고 해산되는 일을 인사 발령 없이 수시로 할 수 있다. 마치 블록 장난감 ‘레고’처럼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신속한 의사소통 및 업무 처리가 가장 큰 장점이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지금까지는 CEO 산하에 경영지원·마케팅·기업사업·미디어·인프라 부문을 두고 운영됐다. 이번 개편을 통해 SK브로드밴드는 서비스와 직접 관련된 마케팅·미디어부문, 기업사업부문 중 신성장영역을 분리해 총 4개의 ‘트라이브’를 신설했다. 기업사업부문은 기업부문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마케팅부문과 인프라부문에 있던 지역 고객 지원팀들을 묶은 고객부문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앞으로 4개 부문(경영지원·기업·인프라·고객부문)과 4개 트라이브(세그먼트·프로덕트·모바일·성장 트라이브)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트라이브들은 이미 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편입됐다. 직원 배치도 최근 인사를 통해 마무리했다.

◇“애자일 시스템으로 혁신적 사업모델 구축”=2000년대 초반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애자일 시스템은 글로벌 IT기업을 넘어 이제 국내 기업들도 소속 도입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애자일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주목 받았고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도 지난 4월 애자일 시스템을 도입했다. KB국민은행은 스쿼드 조직 10곳을 신설해 운용 중이다. 신한은행도 애자일 시스템을 조만간 구성할 예정이다.

IT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SDS가 일찌감치 애자일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5년부터 애자일 조직 운영 방식을 전사에 전파하는 애자일코어팀(ACT, Agile Core Team)을 아예 따로 운영할 정도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어, 고객가치 혁신을 위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고객중심 조직 전환, 협업 기반 시너지 제고 차원의 조직 통합, 사업모델 혁신 가속화 등이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