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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빠른 경협’ 보다 ‘바른 경협’을

기고 머니투데이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 |입력 : 2018.11.09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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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
‘새옹지마.' 올 한해 한반도의 정세를 보면서 느낀 점이다.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회담으로 한반도 평화무드가 어렵게 조성됐지만 경제 분야는 여전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진전이 없었다. 현시점에서 남북경협의 재개를 논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남북경협은 분명 중소기업에게 희망이다.

중소기업인의 약 70%가 북한 진출의사를 가지고 있다. 남한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만큼 남북경협에 마지막 기대를 거는 중소기업인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최근 대구의 한 롤러제조업체가 개성공단 입주 문의를 해왔다. 치솟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전화했다고 한다. 지금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는 말에 마음이 아팠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는 현실에 답답해졌다.

국민들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을 주도한 현대아산과 남포공단을 조성한 대우그룹 등 남북경협에 참여한 대기업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남북경협의 실질적인 주역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소기업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관여한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124개의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약 5만5000명의 북한 근로자를 채용했고, 그들과 동고동락했다. 남한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 북한의 높은 생산성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고, 설날, 추석 등 명절을 같이 쇠면서 한민족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분단으로 70년 이상 멀어진 민족의 동질감을 회복하기에 중소기업만큼 적합한 경제주체도 없다.

2010년 5·24 조치 이후로 단절된 남북경협과 장기화된 개성공단 폐쇄 등 현 상황으로 비춰볼 때 남북경협이 재개된다면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빠른 진행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간 관계개선의 속도로 보아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가 아닌가 싶다. 모두 공감하겠지만 남북경협은 ‘빠른 경협’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바른 경협’이 중요하다.

‘바른 경협’이란 남북간의 법, 제도와 문화차이에서 발생한 시행착오를 수정하고 보완한 경협방식을 뜻한다. 개성공단 가동 당시에 입주기업인들이 겪었던 애로사항을 몇 가지 소개한다. 언제 닫힐지 모르는 불안감을 떠안고 경영한 것은 물론 회계, 환경 등 국제 표준을 적용하기에는 인프라와 북한 관리들의 인식이 미비했다고 한다. 제품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과정에서 북한 관리와 이견이 발생했다. 그리고 개성공단은 남북의 법률이 각각 존재하는 특수한 상황이나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이 북한 영토에 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북한이 임금협상 시 마다 남북간 합의된 임금상한선인 5%를 일방적으로 초과 요청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법, 제도 개선방안, 정경분리에 기초한 남북경협 등 ‘바른경협’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남북경협 관련 법, 제도 절차 등 정보제공을 위한 설명회도 곧 개최할 예정이다. 경영 안정성을 보장하고 남북이 상생발전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안정적으로 마련해야만 중소기업이 불안감을 떨치고 남북경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의 정치적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국의 연길, 훈춘 지역과 같이 제3국에서 남북중러 다자간 클러스터나 경제자유지대를 조성해 ‘바른 경협’을 테스트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난 8월 남북경협에 뜻이 있는 중소기업인과 학계 60여명이 모여 중국 연길을 시찰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연길에 소재한 고신기술개발구를 둘러보며 "개성공단에도 중국, 러시아, 미국 등 해외기업이 입주해 있었다면, 폐쇄 결정을 쉽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마련과 같은 국제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돼 남북경협 재개의 물꼬가 트인다면 북한에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도 김정은 위원장의 개혁, 개방 의지가 강력할 뿐 아니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으로 빠른 경제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빠른 경협보다 ‘바른 경협’이다. 옛 조상들은 물 위에 잎을 띄워 마셨다. 급하게 진행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우리는 한반도의 공동번영을 향한 역사적인 출발선 위에 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올바르게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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