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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의사는 1심에서 실형 받아도 결국 집행유예"

[the L]['실형선고', 의사들의 투쟁]업무상 과실치사상 '유죄' 중 1심 '실형' 선고는 5%에 불과해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입력 : 2018.11.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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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오진으로 8세 남아가 사망했다며 의사 3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고의성 없는 의료행위에 너무 가혹하다며 의사들이 들고 일어섰다. 11일 총궐기를 예고한 것. 환자단체는 책임없이 특권만 바란다며 의사들을 비판한다. 의료분쟁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MT리포트] "의사는 1심에서 실형 받아도 결국 집행유예"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다가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의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다만 의료행위 특성상 그동안 집행유예 이하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최근 의사 3명이 의료사고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5년 전 부정확한 진료로 8세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였다.

이에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업무상 과실에 대한 실형 선고는 이례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8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고의가 아닌 과실(업무상 과실 및 중과실 포함)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한 과실치사상죄에 대해 양형기준이 도입된 것은 2016년 7월이다.

이후 그 해 12월까지 6개월간 양형기준에 따라 유죄선고가 내려진 건수는 1심을 기준으로 총 95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징역·금고의 실형이 선고된 건수는 단 5건에 불과했다. 전체 유죄 선고 건수의 5.3%에 불과한 셈이다.

여기엔 의사뿐 아니라 다른 직업군의 과실치사상 사건도 포함돼 있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는 "전체 과실치사상죄 중 의료사고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는 없지만, 의료사고만 국한해서 본다면 실형 선고 비율은 더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의료사고 재판 1심에서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대개 항소심 이상에선 형이 감경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1심 등 하급심 단계에서 의료사고 피고인인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일부 있지만, 상급심으로 넘어간 뒤 집행유예 등으로 형이 감경된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의사단체 주장대로 의료사고로 기소된 의사에 대해 실형이 확정된 경우는 흔치 않다. 그나마 알려진 사례는 고(故) 신해철씨의 수술을 집도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강세훈 전 서울스카이병원 원장 정도다. 그러나 강 전 원장 사례도 일반적인 의사라면 하지 않았을 매우 중한 과실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인정된 게 실형이 확정된 이유다.

직업 특성상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상해·사망 등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에 사법부도 의사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성립요건을 깐깐하게 판단해왔다.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죄의 성립을 부정해왔다.

예컨대 1997년 대법원은 출산 후 자궁출혈로 쇼크 상태에 빠진 산모가 수액·혈액을 투여받았다가 폐부종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의사는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가 2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또 2006년 역위(거꾸로 선 자세)인 태아를 조기출산하는 과정에서 제때 조치하지 못해 태아를 사망케 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내진이나 초음파 검사 없이 경과를 관찰하기로 한 행위가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 취지의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2010년에는 환자 체내에 삽입된 주사관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환자의 체내에 기포가 발생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도 있었다. 당시 대법원은 "피고인이 일반적 지식을 넘어서는 사항까지 숙지해 주사관 제거시 증상 발생 가능성을 예견하고 회피해야 할 형사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이 옳다고 봤다.

유죄가 인정돼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흔지 않다. 2007년 대법원은 급성간염 환자에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의사들에게 징역형이 아닌 벌금 500만~700만원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병원 수감자를 묶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되기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현저한 잘못에 따른 사고가 아닌 경우 의사에게 보다 넓은 재량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한경 변호사(법무법인 유앤아이파트너스)는 "의료행위는 환자의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전문적인 행위로 일반적인 업무상 과실과 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범죄는 다른 과실치사상죄와 범행의 동기·경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현행 양형기준은 의료행위에 따른 사고를 일반적인 과실치사상죄와 동일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의료인에 대한 적절한 처벌 수위를 정하기 위해서도,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지기 위해서도 일반인의 '과실'과 의료행위상 '과실'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국상
황국상 gshwang@mt.co.kr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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