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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지자 열린 아프리카 정글…20년째 진화 라이온킹 '휴매니멀'

뮤지컬 '라이온 킹' 첫 인터내셔널 투어, 9일 한국 개막…수백개 퍼펫·빛의 마법, 보편적 스토리의 감동

머니투데이 대구=배영윤 기자 |입력 : 2018.11.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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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 킹' 오프닝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뮤지컬 '라이온 킹' 오프닝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단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딱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라이온 킹'을 두고 하는 말 아닐까. 애니메이션이든 뮤지컬이든 '라이온 킹'의 스토리와 음악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렵다. 어린이부터 인생의 클라이막스를 넘어선 노년층까지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에 걸쳐 전 세대에 깊은 감동을 주는 메시지의 힘도 여전히 강렬하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첫 번째 인터내셔널 투어가 한국에 상륙했다. 1997년 11월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인터내셔널 투어를 기획, 지난 3월부터 필리핀, 싱가포르를 거쳐 지난 9일 대구에서 한국 공연의 공식적인 막이 올랐다. 내년 1월 서울, 4월 부산까지 한국에서만 3개 도시 서 공연한다. 오리지널 팀의 첫 내한으로, 인터내셔널 투어 국가 중 2개 이상 도시에서 공연하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18개국 최정예 아티스트 집결…20년간 늙지 않는 뮤지컬, 비결은 '진화'·'생명력'='라이온 킹'은 지난 20년간 전 세계 25개 프로덕션에서 20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9500만명 이상 관객을 모았다. 20주년을 맞아 실현된 최초 인터내셔널 투어인 만큼 전 세계 최고들만 모였다. 뮤지컬 '라이온 킹'을 탄생시켜 토니 어워즈를 수상한 첫 여성 연출가 줄리 테이머부터 오리지널 팀 스태프, 각국에서 '라이온 킹' 무대에 섰던 배우들까지 18개국서 온 아티스트들이다.

지난 9일 대구 중구에 위치한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참석한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제작진들. (왼쪽부터)테레사 윙, 마이클 캐슬, 도널드 홀더, 레보 엠, 펠리페 감바, 오마르 로드리게즈./사진제공=클립서비스
지난 9일 대구 중구에 위치한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참석한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제작진들. (왼쪽부터)테레사 윙, 마이클 캐슬, 도널드 홀더, 레보 엠, 펠리페 감바, 오마르 로드리게즈./사진제공=클립서비스

지난 9일 대구 중구에 위치한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만난 제작진들은 20년간 변함없는 인기 비결로 '진화'와 '생명력'을 꼽았다. 초연 때부터 전 세계 모든 '라이온 킹' 공연의 조명 디자인을 담당한 도널드 홀더는 "22~23년전 줄리 테이머와 첫 미팅을 했을 때부터 박물관에 박제된 '죽은 것'이 아닌 언제나 '살아 숨쉬는 것'을 만들자 약속했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는 것, 매번 새로운 감동을 주는 것이 '라이온 킹'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상주 연출인 오마르 로드리게즈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죽은 뮤지컬이 아닌 진화하는 뮤지컬을 위해 새로운 문화와 기술을 받아들인다"며 "배우, 스태프들 한명 한명이 모두 예술가로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역시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스토리, 음악, 안무 안에서도 새로움을 창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배우들 역시 '라이온 킹'이 늙지 않는 비결이다. 오마르 로드리게즈는 "연기, 노래, 신체 움직임 등 기본을 지키면서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력은 불어넣을 수 있는 '준비된 배우', '특별한 예술가'들을 전 세계에서 모으는 데 1년이 걸렸다"며 "단순히 오디션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워크샵 형태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테레사 윙 상주 댄스 수퍼바이저는 "이제껏 8개 프로덕션에 참여했는데 안무와 스토리는 같아도 매일 밤 살아 숨쉬는 무대였다"며 "특히 이번 투어 공연에는 18개 국에서 모인 사람들의 다양한 문화와 스타일이 녹아있는 만큼 이제껏 '라이온 킹' 중 가장 진화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튼 존, 한스 짐머와 함께 뮤지컬에 아프리카의 목소리와 영혼을 불어 넣은 남아프리카출신 음악가 레보 엠은 "'라이온 킹' 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문화를 엮어낸 작품이 아닐까"라며 "무엇 하나 빠지는 요소가 없는 뮤지컬이지만 글로벌로 통하는 보편적인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수백개의 퍼펫과 빛이 만든 '종합 예술'의 마법…그 바탕엔 인류의 '보편적 이야기'=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뮤지컬 무대로 올리는 건 거의 '마법'에 가까웠다. 1만7000여 시간 수작업으로 탄생한 200여개의 퍼펫(인형), 700여개의 조명 장치를 통해 아프리카 대자연의 오묘한 색을 구현한 빛의 마법 등은 무대 예술의 한 획을 그었다. 살아있는 정글과 동물을 무대 위로 옮긴다는 건 처음엔 '불가능'해보였다. 줄리 테이머를 비롯한 제작진은 이 '리스크'를 '성공'으로 바꿨다.

애니메이션 속 동물 캐릭터들이 인간적이라는 점에 착안한 줄리 테이머는 뮤지컬에 '휴매니멀'(휴먼+애니멀)을 구현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접한 가면 무용극, 아프리카 마스크, 일본 전통 인형극 분라쿠 등에서 영감을 얻어 배우와 혼연일체 되는 마스크와 퍼펫을 만들었다. 심바와 무파사 등 주요 캐릭터는 얼굴 표정이 잘 드러나게 머리에 마스크를 씌우고 자주, 티몬 등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캐릭터는 배우가 인형을 조종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더블 이벤트' 방식을 적용했다.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기린, 우아한 걸음걸이의 치타, 힘차게 달리는 가젤 등 모두 배우의 몸과 움직임에 맞춰 과학적으로 디자인된 인형들은 그야말로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무파사의 죽음을 몰고 야생 누 떼의 협곡 질주 장면이 압권이다. 붉은 조명과 여러 겹의 문을 겹치는 아날로그적 방식으로만 사용했는데도 마치 누 떼가 관객석으로까지 달려오는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빛과 소품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통 재료와 패턴도 적극 활용했다. 뮤지컬이지만 모던 발레나 모던 댄스 등 여러 장르의 춤 등 모든 것이 스토리텔링 요소로 작용하는 '종합예술'이다.

바탕엔 굳건한 '스토리'가 있다. 마이클 캐슬 인터내셔널 투어 프로듀서는 "'라이온 킹' 이야기는 시간을 뛰어 넘는 시간연속성을 가진다"며 "이번엔 자막이 있지만 언어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눈과 귀로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펠리페 감바 월트디즈니 컴퍼니 시어리트리컬 그룹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는 "인간성과 인류애, 특히 책임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가족·전 세계의 일부이며 인류가 세계에 어떤 기능을 할 것인가, 즉 공연을 보는 모두에게 관련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불 꺼지자 아프리카 정글의 문이 열렸다…韓 관객 맞춤형 멘트까지, 웃음·감동·철학 '3박자'=막이 오름과 동시에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가 울려퍼지면서 기린, 가젤, 치타 등 동물들이 무대 위에 등장한다. 코끼리가 객석 통로에서부터 들어서고 머리 위에 새가 날아다니는 장관이 펼쳐지며 공연장이 아닌 아프리카 정글로 들어서는 문이 활짝 열린다.

퍼펫과 하나가 된 배우들의 움직임, 화려한 의상과 무대 장치, 빛 한줄기 한줄기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정글 세계를 완성한다. 시종 일관 어느 한 곳에 시선을 두거나 눈을 깜빡거리기 아까울 정도다. 장성한 심바가 죽은 아버지 '무파사'의 환영과 마주하는 장면은 누 떼 질주 장면과 맞먹을 만큼 예술적이다. 영상 그래픽 기술이 아닌 오직 빛과 그림자, 퍼펫으로만 완성했다는 게 놀랍다. 오케스트라 외에 무대 위 양 옆에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 연주자도 배치해 아프리카 소리의 깊이를 더한다.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진화한 캐릭터 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왕의 집사인 코뿔새 '자주', 심바의 친구 '티몬'과 '품바' 콤비의 감초 연기는 더욱 생생하다. 형 무파사를 죽인 동생 사자 '스카'는 마치 영화 배트맨 속 조커가 겹쳐보일 정도로 세련된 악당 캐릭터로 진화했다. 여성 캐릭터로 바뀐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 비중이 커진 암사자 '날라'가 극 전체에 불어 넣는 힘도 심상치 않다.

'아이 저스트 캔트 웨이트 투 비 킹'(I Just Can't Wait to Be King),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등 귀에 익은 신나는 넘버(삽입곡)들에는 관객들이 함께 흥얼거린다. 한국 맞춤형 멘트들도 중간에 추가하는 '센스'도 발휘된다. 대구의 명소 '서문 시장'이나 동물원 '에버랜드' 등이 대사로 등장하고 티몬은 '번데기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거나 중간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등 곳곳에 '깨알 웃음'을 심어놨다. 웃음과 눈물, 감동으로 공연 150분(인터미션 포함)이 꽉 찬다.

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 장면/사진제공=클립서비스
마이클 캐슬 프로듀서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수준의 작품 질을 유지하기 위해 타협하지 않았다"며 "2005년에 비해 한국 뮤지컬 시장이 많이 진화하고 성숙했기 때문에 서울 뿐만 아니라 대구, 부산에서도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펠리페 감바 총괄 이사는 "오리지널 무대를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대규모 물류 작업이 필요했다"며 "마을 하나를 통째로 옮기는 노력이 필요했는데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라이온 킹'의 마법과 같은 지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영윤
배영윤 young25@mt.co.kr facebook

머니투데이 문화부 배영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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