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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없는 세상서 편히 쉬길"…고시원 앞 추모 발길(종합)

국화 헌화 메모장엔 "빈곤층 참사 재발방지 촉구" 일부 희생자 눈물속 발인…일부 빈소 없이 화장도

뉴스1 제공 |입력 : 2018.11.1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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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 앞에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이 고시원에서는 지난 9일 오전 3층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2018.1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 앞에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이 고시원에서는 지난 9일 오전 3층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2018.1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미세먼지로 뒤덥힌 잿빛 하늘에서 빗방울까지 떨어진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현장에는 시민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검게 그을린 고시원 건물 앞에는 추모객들이 놓고 간 하얀 국화꽃과 음료수, 과자 등이 놓였다.

희생자 대부분이 중·장년의 형편이 어려운 일용직이었던 탓에 추모할 만한 변변한 빈소도 마련하지 못해 시신이 안치된 병원 대신 사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있었다. 이날 일부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이뤄지기도 했다.

국화꽃 옆에 놓인 메모지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쪽방, 고시원, 여인숙…반복되는 빈곤층 주거지 화재참사의 재발방지를 촉구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고시원 옆 청계천 변에는 추모객들이 달아놓은 하얀 리본들이 휘날렸다. 리본들에는 '가난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소서' '인간답게 안전한 주거권이 보장되는 곳으로' 등 내용이 담겼다.

일부 시민들은 지나가다가 "아 여기가 그 불난 고시원인가봐"라고 말하며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건물을 멀리서 지켜보던 김모씨(28)는 "자주 왔다갔다 하며 보던 곳인데 고시원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직접 와서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교 다닐 때 고시원에 3년 정도 살았었는데, 복도도 좁고 창문도 없어 늘 불안했었다"며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도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국일고시원 현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방문 후 페이스북을 통해 "고시원 화재사고는 이전에도 수차례 경고음을 울린 바 있는데, 진작 문제점을 다잡았다면 이번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9년부터 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 됐지만, 법 시행 이전에 문을 연 건물과 시설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았다"며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 소방안전에 대한 기준강화는 물론, 소급적용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발화 장소의 전열기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8.1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발화 장소의 전열기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8.1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이번 화재로 숨진 희생자 가운데 가장 젊었던 조모씨(35)의 영결식이 열렸다.

영정을 들고 나오던 남동생이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담담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키던 그였지만, 형의 마지막 길에서는 억눌렀던 감정이 무너졌다.

지난 9일 새벽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로 숨진 조씨의 발인이 이날 낮 12시40분 이뤄졌다. 조씨의 막내 동생이 영정을 들었고, 유족 20여명이 뒤를 따랐다. 서울에 올라온 지 8년 정도 됐다는 조씨는 처음에 공사장을 전전하다 최근 우체국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을 운구차에 싣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유족들은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이제 겨우 서른 다섯,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유족들은 말을 잇지 못한 채 흐느꼈다. 내내 자리를 지켰던 우정사업본부 직원 20여명도 조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세 아들 중 첫째를 잃은 아버지도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조씨는 앞서 취재진과 만나 "부모를 잘못 만나 험난한 세상에서 고생만 한 큰아들을 가슴에 묻게 됐다"며 눈물지었다. 이어 "부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어느 고시원이든지 방화시설이 잘 돼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않았다.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됐던 김모씨(56)의 발인도 이날 진행됐다. 김씨는 처음에 오피스텔에서 지내다가,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고 고시원으로 옮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사망자들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백병원, 고대병원, 강북삼성병원 등에 나눠 안치됐다. 일부 사망자들의 경우 유족들이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을 모셔가거나, 빈소를 차리지 않고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는 전날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1차 소견은 7명 모두 화재사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고, 정밀검사 이후 최종 결과는 추후 통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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