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사이트 명의도용 당해 6억 세금…法 "처분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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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도용으로 불법도박 사이트에 이용된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남성에 대한 과세당국의 세금 부과처분은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A씨가 노원세무서 등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2011년 3월부터 같은 해 4월 폐업할 때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의 법인등기부상 사내이사·대표이사로 등재됐다.

노원세무서는 2011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노원세무서와 중부세무서, 중구청은 A씨에게 귀속법인세·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등 총 6억3000여만원을 부과했다.

A씨는 "현재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해당 업체의 설립·운영에 관여한 바 없다"며 "명의도용 범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원세무서는 이를 알 수 있었음에도 실질 주주와 대표이사라는 전제에서 처분해 무효"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과세 처분 당시 A씨가 실질 주주나 대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이를 간과하고 이뤄진 처분은 모두 위법하고, 하자가 명백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노원세무서는 서울지방국세청의 '인터넷 불법도박 사업자 등 조사계획 및 대포통장 조사계획'에 따라 세무조사를 실시했다"며 "해당 업체가 불법도박 사업자에 의해 설립된 법인인지 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해당 업체가 조직적인 불법도박에 이용된 여러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 비춰볼 때 A씨가 명의를 도용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설령 대가를 받고 명의를 대여한 것이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업체를 지배하고 운영한 당사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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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 사이트 명의도용 당해 6억 세금…法 "처분 무효"

"실질 대표 아닌 점 알 수 있었다…위법한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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