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이사장 "한국형 기업가정신지수 개발할 것"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사진=머니투데이DB

“시대에 맞는 기업가정신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세우고 싶습니다.”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주성엔지니어링 대표·사진)은 14일 머니투데이와 전화인터뷰에서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고등학교부터 스타트업까지 확산됐으나 정의는 명확히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시대에 맞는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이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설립하고 화학증착장비(CVD) 등 반도체장비의 국산화를 주도한 황 이사장은 국내 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벤처기업협회장과 청년희망재단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2010년에는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과 의기투합해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설립했다. 혁신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예비창업가인 청년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5년까지 초대 이사장을 맡았고 지난 3년간 공동 출연자인 남 회장이 운영하다 이달 초 다시 3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황 이사장은 기업가정신을 “혁신과 성공을 공유하는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기업가에게는 명확한 목표와 열정, 신념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리스크를 극복하고 혁신해야 성공할 수 있으며 그 경험과 정신을 공유함으로써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가정신은 시대에 맞게 재정립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경제환경에 따라 혁신과 성공방정식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황 이사장은 “과거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성장하는 시대에는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상품도 부족한 시장이었기 때문에 열심히만 하면 1등과 꼴찌가 함께 성장할 수 있었지만 지식과 기술, 정보가 빛의 속도로 공유되는 지금은 1등이 독식하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대에는 먼저 하면 혁신이지만 늦게 하면 모방에 그친다”며 “기업간, 산업간, 국가간 융합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 이사장은 또 우리나라에 맞는 기업가정신지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 기업가정신지수는 외국 기준을 가지고 와서 쓰고 있다”며 “이는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하지만 기업가정신이 없는 것과 매한가지”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선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GEDI)가 매년 발표하는 기업가정신지수를 인용해 쓰고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졸탄 액스 교수와 헝가리 펙스대 라슬로 체르브 교수가 창안한 것으로 지난해말 발표된 ‘2018 GEDI’에 따르면 한국의 GEI(기업가정신지수)는 54(%)로 조사대상 137개국 중 24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사이에서 비교하면 20위로 중하위권이다.

황 이사장은 재단 내 기업가정신연구소를 설립해 국내에 맞는 지수를 개발하고 기업 상장 시 이 지수를 반영케 하는 등 기업가정신 연구 및 확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기업가정신을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명확히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을 공유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