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동물, 평균수명 못채우고 '하늘 나라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경기 과천 서울동물원의 새끼 사자가 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 머니투데이DB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관리되는 동물 대부분이 평균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명화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강동3)이 지난 12일 서울대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3년간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동물은 262종 466수로, 이 중 364수는 평균수명이 다하기 전 폐사됐다. 전체의 78% 수준이다.

전체 폐사동물 중 사고외상으로 사망한 경우는 109건으로 전체 23.4%에 달했다. 2016년 173수 중 31수(18%)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2018년 폐사 동물 129수 중 39수(30%)가 사고외상으로 숨을 거둘 정도로 매년 증가 추세다.

3년 동안 폐사한 동물 466수의 자산가치는 2016년 16억, 2017년 11억, 2018년 14억으로 무력 41억에 달한다. 지난 6월과 8월에는 약 2억5000만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아시아코끼리 2마리가 평균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폐사됐다.

평균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폐사하는 이유로 전반적인 관리허술이 지적된다. 7500만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오랑우탄은 어미의 수유행동 부족에 따른 기아로 폐사했다. 30세의 평균수명을 가진 남아메리카물개 한 마리는 18.6세에 폐사했지만 사인은 '노령에 의한 폐사'로 적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시·관람과 함께 동물원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 꼽히는 '멸종위기 동물보전 사업'도 더딘 실정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유전자 분석연구 실적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생식세포은행 보관실적은 2014년 이후 전무하고 체세포 보관실적 역시 2015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멸종위기종 연중 번식생리주기 연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송명화 의원은 "서울대공원 동물들의 평균수명 도달 전 폐사·사고외상 폐사 등에 대한 정확한 현황파악과 원인분석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멸종위기 동물보전연구 등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 동물원의 열악한 동물전시환경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대전의 동물원 '오월드'에서 퓨마가 탈출해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사육환경' 측면에서 동물의 권리와 행복이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부 동물단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동물원가지않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