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으로 대두 가격 폭락… 美농부들 "안팔고 버틴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대두 농장에서 대두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AFPBBNews=뉴스1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여파로 대두 가격이 폭락하자 미국 농가들이 창고를 닫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대두는 부셸(27.2㎏) 당 8.87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이 수출하는 대두의 62%를 수입해왔지만 지난 4월 미국산 대두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이후 수입량을 대폭 줄였다. 지난 9월 미국산 대두의 중국 수출량은 전년 대비 90% 가까이 줄었다. 대두의 공급이 넘치면서 대두 가격은 지난 3월보다 2달러 넘게 폭락했고, 미국 농가들은 판매를 보류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놓고 "대두 농가들이 무역긴장 완화를 기대하며 엄청난 도박수를 걸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무역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어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두가 장기보관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옥수수 등과 달리 대두는 쉽게 썩는데 농가들은 대두를 보관할 건조한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스다코타주의 '제임스 밸리 그레인' 농업조합은 지난해 대비 3배가 넘게 증가한 대두 200만 부셸을 보관하기로 했지만 조합이 보유한 대두보관용 비닐봉지에는 총 40만 부셸밖에 담을 수 없다. 일리노이주의 농가들은 최근 대두 1100만 부셸을 보관할 장소를 주 정부에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일리노이주에서 이보다 훨씬 많은 1억 부셸에 달하는 대두 보관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대두 농가의 기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중 관세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농업지대에서 강경한 관세정책에 찬성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다수 당선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간선거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역정책을 수정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