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맞으면 끝장? 오히려 늦을수록 손해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슐린 기피다. 막연하게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먹는 약'을 주는 병원을 찾아 나서는 환자도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18'에 따르면 국내 인슐린 치료자 수는 2002년 약 12만명에서 2016년 약 30만명으로 늘고 있다. 그런데 전체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치료자 비율은 2012년 12.8%에서 2016년 9.1%로 오히려 줄었다.

이유는 인슐린 주사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의존성이 생겨서 평생 맞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많다.

잘못된 생각이다. 인슐린 치료 후 정상 혈당으로 조절되면 먹는 약으로 바꿀 수 있다. 오히려 인슐린 치료가 빠를수록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당뇨병은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않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아 혈액 내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대사 질환이다. 혈당(혈액속 포도당의 농도)은 췌장에서 생산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두 가지 물질에 의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고혈당을 관리하지 않으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망가져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적극적인 혈당관리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기능을 보호해야 한다. 먹는 약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 최근 다양한 기전의 먹는 약이 출시됐지만 목표한 혈당으로 관리되는 비율은 높지 않다. 반면 인슐린은 환자의 베타세포 기능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먹는 약보다 높아진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더 효과적이다.

인슐린으로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조기에 인슐린 치료를 받은 환자가 먹는 약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약물 비의존성 당뇨 관해'를 더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약물 비의존성 당뇨 관해란 인슐린 또는 먹는약으로 조기 집중 치료가 끝난 후 어떠한 약물 재복용 없이 혈당이 목표 혈당 수준으로 잘 관리되는 것을 말한다.

인슐린 주사 사용법이나 주의사항도 어렵지 않다. 의사의 설명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사노피 등 인슐린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가 운영하는 환자 교육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