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순익 10배↑" 사모운용사, 주가하락에도 실적 고공행진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사모펀드 운용사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년 만에 순이익이 10배 이상 늘어난 곳도 등장했다. 운용사 펀드가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기록하고 규모도 늘어 기본운용보수와 성과보수 등 수수료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라임자산운용은 순이익 11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090% 급증했다. 2015년 투자자문사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이후 최대 규모다. 9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급등락하며 6% 가까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성과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올 들어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에 변동성이 적은 메자닌(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편입 비중을 늘려 안정적인 운용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 말 전체 펀드 수탁고도 3조원 규모로 1년 만에 2조원 가량 늘어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이 순익 급증 요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라임자산운용은 올 들어 조직과 임직원을 늘린 것은 물론 공모펀드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파인밸류(25억원), 그로쓰힐자산운용(10억원)도 9월 말까지 순익 규모가 각각 170%, 600% 가까이 늘었다. 올 상반기까지 IPO(기업공개) 종목과 메자닌 투자를 병행하는 펀드 수익률이 양호한데다 수탁고도 커진 게 실적 개선 배경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9월까지 순이익이 전체 자산운용업계 최상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3분기 순익이 펀드 수익률 하락과 임직원 성과급 지급 영향으로 2분기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타임폴리오는 올 상반기에 순이익 270억원을 기록해, 350% 급증했다. 특히 2분기 순이익(211억원)은 220% 증가해 전체 운용사 중 두 번째로 많았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성과보수를 지급 받는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성과보수는 평균 운용수익의 10% 수준이다. 여기에 기본운용보수도 펀드 설정액의 1% 수준으로 공모펀드 운용사보다 높다.

한 사모펀드 전문가는 "6월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모펀드 운용사의 펀드 수익률 역시 하락했고 자금유입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면서도 "대표 운용사의 경우 자금유입이 이어져 운용사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