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신약 추가도입, 내년 상장 재시도"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사진제공=브릿지바이오

브릿지바이오는 독특한 바이오벤처다. 보통은 열심히 연구해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낸 뒤 기술이전에 몰두한다. 그런데 브릿지바이오는 연구를 하지 않는다. 좋은 연구성과를 찾아 나설 뿐이다. 찾아내면 돈을 주고 사온다. 그리고는 개발을 시작한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사업모델을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개발중심 바이오벤처)'라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연구와 개발은 다르다. 연구에 집중된 바이오텍들이 개발 역량까지 갖는 건 어려울 수 있다"며 "바이오 생태계 안에서 영역별로 분업화가 이뤄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연구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것까지를 말한다. 임상부터는 개발 영역이다. 임상 디자인부터 시작해 규제 당국과 협의, 환자모집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돈도 많이 든다. 학자들만 모여 있는 연구중심 벤처로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브릿지바이오는 이 일을 대신해준다.

브릿지바이오는 기술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한다. 이 대표는 "기술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우리에게 신약 후보를 제공해준 기업과 이익을 공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현재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BBT-401)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BBT-877) △면역항암제(BBT-931) 등 3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BBT-401은 미국 임상 1상, BBT-877은 전임상 중이다. BBT-931은 인터루킨과 비슷한 기전이다. 내년에 비임상 독성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개발 후 시판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것이지만 몇 년 간은 기술이전 모델로 갈 것"이라며 "수익성이 탁월할 것으로 판단되는 모델은 FDA 품목승인까지 끌고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는 4번째 파이프라인 도입을 시도 중이다. 논의 중인 후보는 표적항암제다. 내년에 전임상을 목표로 한 물질이다. BBT-401과 BBT-877은 기술수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막대한 개발비를 조달하려면 증시 상장이 가장 효과적이다. 브릿지바이오는 그러나 5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정규 대표는 "NRDO가 낯선 사업 모델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파이프라인 확충과 더불어 임상이 더 진척되는 내년에 다시 한 번 상장을 시도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