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삼성바이오, 증선위 쟁점과 전망은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 논의 결과가 14일 나올 예정이다. 올해 5월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 결론이 공개되면서 시작한 분쟁이 6개월여 만에 일단락되는 셈이다.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있는 데다 회의를 앞두고 주가마저 출렁이며 논의 결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금감원 조치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증선위는 이날 결론을 목표로 회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에 참석 "증선위가 일부러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며 "사안이 복잡하지만 빠른 시일안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쟁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작사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에 대한 해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콜옵션을 근거로 2015년 사업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 보유 지분도 장부가에서 시장가(공정가액)로 재평가했다. 금감원은 2015년 고의로 자회사 구분을 변경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측은 개발 중인 신약이 판매승인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2015년 이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우선 바이오젠은 초기 50대 50 출자약정에도 15%가량만 출자한 데다, 2014년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콜옵션 행사의사를 담은 레터를 2015년 7월에야 보낸 점 등을 고려할 때, 2015년 이전에는 바이오젠이 50%-1주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바이오젠의 콜옵션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초기부터 존재한 것이고 만기까지 행사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하는 만큼 처음부터 관계회사로 처리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경팀이 삼성 미래전략실과 주고받은 내부 문건을 공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고,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사후 정당성 확보와 추후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해 자본잠식 상태였던 회사가치를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2~2015년 회계처리를 기준 위반으로 판단할 경우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에 들 전망이다. 현행 규정상 자본의 2.5% 이상 재무제표를 수정할 경우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에 들어간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에 대한 평가방법 변경으로 4조8000억원대 차익을 본 만큼, 회계기준 위반 결론 시 대규모 재무제표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조원대 분식회계로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아온 대우조선해양이 상장폐지를 면한 점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재 기업활동을 정상적으로 이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폐지 가능성은 적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