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믿었던 화학도 부진…당기순이익 적자전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가성소다·염소 생산 설비

한화케미칼 (24,900원 ▼600 -2.35%)의 주력 사업인 화학 기초소재 부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 비용 부담이 올라간 데다 공급 확대까지 겹쳐 제품 마진이 줄어든 탓이다. 태양광 사업 '보릿고개'가 예견된 가운데 화학 부문에서의 부진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케미칼은 13일 공시를 통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보다 0.05% 감소한 2조31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56.43% 줄어든 93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34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 적자전환한 까닭은 태양광 부문 중국 잉곳 설비 폐쇄에 따른 약 1400억원 자산손상 금액이 3분기 반영된 때문이다.

영업이익 둔화 폭 확대의 배경은 화학부문 부진이었다. 화학 기초소재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8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7% 감소했다.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 가격이 뛴 반면 공급은 늘어나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 가격의 차이)가 축소됐다.

제품별로 가성소다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높은 가동률 유지 속에 일시적 수요 정체로 인한 판매경쟁 심화가 겹치며 가격이 하락했다.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와 PE(폴리에틸렌)도 글로벌 증설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며 가격이 하락했다.

중국 정책 변수로 글로벌 시황 부진에 직면한 태양광 사업은 오히려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태양광 부문은 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매출채권 대손상각비로 반영된 180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4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반적 태양광 제품 가격이 떨어졌지만 기초소재인 웨이퍼 가격 하락폭이 특히 커 원재료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며 "판매 물량도 늘어나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양광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중국 정책 변수 부담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제품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주력 화학부문 시장 전망도 당장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는 전통적인 석유화학 비수기로 계절적 요인에 따라 주요 제품 가격 약세 지속이 예상된다"며 "PE는 미국 신증설 물량 유입으로 수요 약세가 예상되며 TDI 시황도 4분기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